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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 복귀 앞둔 전경련, '정경유착' 꼬리표 지우기 과제로 남았다

산업 재계

삼성 복귀 앞둔 전경련, '정경유착' 꼬리표 지우기 과제로 남았다

등록 2023.08.18 14:25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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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위 이찬희 "정경유착 고리 단절 확신 가질 수 없어"전경련, 윤리위 설치 '정경유착 차단' 쇄신안 실행은 숙제22일 '한경협' 출범···"신임 회장 쇄신계획 구체화 할 것"

삼성 복귀 앞둔 전경련, '정경유착' 꼬리표 지우기 과제로 남았다 기사의 사진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에 대해 18일 '전경련 정경유착 발생 시 탈퇴'한다는 조건부 복귀를 권고한 것은 재계 1위 삼성이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러선 안 된다는 의지를 드러낸 일종의 선언이다.

전경련 가입 또는 미가입을 확정한 게 아닌, 향후 삼성이 재가입해 활동할 경우 이러한 조건 하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삼성준법위가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조건 카드로 내세운 배경은 전경련이 발표한 혁신안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내부 위원들 간에도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경제인협회(전경련)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결국 이찬희 준법위원장의 조건부 복귀 권고는 정치권에서 전경련 활동에 절대 개입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이 사법리스크를 떠안았던 만큼, 재차 동일한 불이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찬희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경유착 고리를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인적 구성 및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선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 가장 크게 부각된 우려 사항이었다는 평가다.

이제 남은 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관계사 이사회와 경영진이 복귀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삼성 한 관계자는 "준법위 조건부 권고가 나왔으니 삼성 사별로 향후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윤석열 정부가 전경련 활동에 사실상 지원 사격해주고 있는 시점이어서 삼성이 전경련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준법위도 반대가 아닌 복귀 권고 쪽으로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삼성준법위는 향후 삼성의 전경련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과거처럼 정경유착에 개입하는 일은 사전에 통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건부 복귀 권고가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5월 전경련은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1961년 전경련 설립 당시 사용했던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꿔 초심으로 돌아가고,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정경유착을 차단하는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갖추겠다는 쇄신안을 내놨다. 윤리위 구성은 비기업인 중심으로 꾸리고, 산하 연구조직인 한국경제경연구원을 흡수통합해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전경련은 한경협으로 새 출발에 앞서 4대 그룹 재가입 설득 작업이 필요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이 재가입하지 않고서는 과거 위상을 되찾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질적인 경제단체 간판으로 큰 역할을 하는 시기여서 한경협이 적어도 대등한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면 삼성 등 4대 그룹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경협이 출범하면 4대 그룹을 비롯해 대기업 회원사들이 정치권 압력에 소모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앞으로 정경유착을 근절했다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장기적 실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전경련은 쇄신 의지를 드러내며 2001년부터 부회장으로 활동해온 류진 풍산 회장을 새 회장에 추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쇄신안 발표 때 윤리위원회 설치 등 제도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정경유착 등을 근절하기 위한 방법들을 만들기로 했다. 신임 회장님이 오시면 그런 계획들이 구체화돼 추진이 될 것"이라며 "그런 과정들이 앞으로 있을 거라 관심 갖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 총회를 열고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면서 한경협으로 단체명을 바꾸고 새 회장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한다. 재계에선 삼성이 각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한경협 참여를 확정지으면 SK·현대차·LG 등 나머지 4대 그룹도 함께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경련이 정상화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전경련은 정상적인 역할을 해야되고, 정치권에서도 전경련에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안 된다. 기업도 법과 원칙대로 정도 경영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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