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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출발 전경련 류진號, '과하다' 말릴 정도로 혁신해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새출발 전경련 류진號, '과하다' 말릴 정도로 혁신해야

등록 2023.08.23 10:43

이지숙

  기자

reporter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55년 역사를 뒤로하고 '한국경제인협회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전경련은 지난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로 변경하고 신임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공식 추대했다. 새 명칭은 오는 9월 정관개정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후 사용될 예정이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도 흡수 통합했다. 무엇보다 한경연 흡수 통합으로 전경련은 4대 그룹의 복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4대 그룹 복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정경유착 카트텔 부활'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 같은 우려에 흡수 통합에 따른 복귀일 뿐 향후 적극적인 활동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전경련 복귀에 대해 "기업이 전경련의 흡수 통합 과정에서 탈퇴를 먼저 언급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우선 합류를 통해 전경련의 변화를 지켜보고 적극적인 활동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정경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인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사무국과 회원사가 지켜야할 '윤리헌장'도 임시총회에서 채택했다.

류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아직도 우리를 지켜보는 따가운 시선들이 있다"면서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벌하고 과감하게 변화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경련의 변화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준 전 회장 직무대행이 전경련에 남아 고문 역할을 수행하고 외교부 관료 출신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신임 상근 부회장으로 유력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관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전경련이 정경유착을 끊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지킬지 물음표가 붙는 것이다.

류 회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직무대행의 고문 역할에 대해 '예외적인 케이스'라며 향후에는 이런 케이스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상근 부회장에 대한 우려에도 "다양한 분을 쓴다는 것 역시 그 자체로 큰 변화다. 지켜봐 주신 뒤 6개월 뒤에 다시 물어봐 달다"고 말했다.

새 출발을 다짐하는 전경련 앞에 이 같은 지적이 붙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출발부터 '예외 케이스'가 허용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은 위상 회복을 위해 다양한 혁신을 내세웠으나 실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사이 전경련의 위치는 희미해졌고 자체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탄탄히 꾸린 기업들에게 전경련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는 과거만큼 간절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기업들이 전경련 재가입의 명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일부에서는 이번이 전경련에게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나온다. '신임 회장'과 '새로운 기관명', '4대 그룹의 복귀' 등 판은 꾸려졌다. 이제 전경련이 정경유착과는 확실히 선을 긋고 기업들에게 스스로 '전경련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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