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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비자레알 한국GM 사장 호된 신고식···취임하자마자 파업 맞나

산업 자동차

비자레알 한국GM 사장 호된 신고식···취임하자마자 파업 맞나

등록 2023.08.30 07:41

수정 2023.08.30 11:2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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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교섭에도 '평행선'···쟁점은 임금인상·전기차 배정 3년 연속 무분규 무산 가능성···노사관계 안정 급선무 勞 "물가상승 고려해야" VS 使 "전기차 따로 논의하자"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신임 사장이 지난 23일 부평공장을 방문해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신임 사장이 지난 23일 부평공장을 방문해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

헥터 비자레알 한국GM(GM 한국사업장) 신임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 테이블에 15번이나 앉았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임금인상과 전기차 생산 배정, 해고자 복직 등이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비자레알 사장은 노사관계를 신속히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3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7일 한국지엠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는 최근 85.9%에 달하는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노조가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얘기다.

노사는 상견례 이후 15번에 달하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및 성과급 1800만원 지급, 차세대 전기차 생산 배정, 군산공장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1차 제시안에서 기본급 5만원 인상과 성과급 600만원 인상을 제시했다. 핵심쟁점 중 하나인 차세대 전기차 배정도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한국GM 노사는 최근 2년간 무분규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1일 새롭게 취임한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노사 간 엉킨 교섭부터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23일 부평공장을 찾은 비자레알 사장은 창원공장, 보령공장, 서비스센터 등 주요 사업장들을 최단 시일 내에 모두 방문해 현장의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교섭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가 9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만큼 임금인상률이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GM의 분위기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최고조에 올라있다. 한국GM은 지난해 매출(개별기준) 9조102억원, 영업이익 2766억원을 달성하며 순조로운 경영정상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수 최하위를 탈출했다.

차형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도고문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5.1%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급이 최소한 11만5000원에서 12만원은 올라야 한다고 본다"며 "실생활 물가는 더 오르고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만큼 임금이 올라도 실질적인 임금인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전기차를 배정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부평공장은 2026년쯤 트레일블레이저가 단종될 경우 일감이 없어진다"며 "아직은 이르지만 향후 전기차 시장이 커졌을 때 확실하게 고용보장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신중 한국지엠지부 정책기획실장은 "한국GM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고 하면 현행 내연기관 모델의 단종 이후에도 새로운 차종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미 GM의 글로벌 사업장들은 전기차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고, 한국GM도 미래에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군산공장 지회장이 해고된 후 벌써 5년이 지났다"며 "해고자 복직 요구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잘 정리하고 새로운 비전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신임 사장이 지난 23일 부평공장을 방문해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 현장과 품질 관리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신임 사장이 지난 23일 부평공장을 방문해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 현장과 품질 관리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 사진=한국GM 제공.

반면 사측은 생산 차질 없이 교섭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의 요구안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배정을 논의하는 것 또한 아직 시기상조라고 선을 긋고 있다. 글로벌 GM 입장에선 한국사업장이 전기차 설비에 투자하면 나쁠 게 없겠지만 자회사 입장에선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전기차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수익성과 시장성을 면밀히 검토했을 때 현재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크로스오버에 집중하는 게 재무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편 노조 측은 투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파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과 대화를 통해 최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고, 여의치 않으면 투쟁 수위를 서서히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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