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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크로스 플랫폼' 흐름 바뀐 게임판⋯"새 판 짜야 생존"

IT 게임 위기의 K게임

'크로스 플랫폼' 흐름 바뀐 게임판⋯"새 판 짜야 생존"

등록 2023.08.31 10:14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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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플랫폼 강세···글로벌 콘솔 유저도 품는다성패는 '창의성'···"독자적 스토리·장르 개발해야""조명 못 받는 장르 연구가 돌파 방안 될 수 있다"

게임업계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실적을 좌우하는 신작 출시에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자 업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게임사들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면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이용자 니즈를 파악해 '새 판짜기'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세는 모바일·콘솔 크로스 플랫폼···글로벌 유저 心 정조준
최근 게임업계는 그간 PC, 모바일, 콘솔 단일 플랫폼에서 여러 기기를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바뀌는 추세다. 올해 출시된 다수 신작도 PC·모바일, PC·콘솔 등 크로스 플랫폼으로 구현됐다.

이를테면 지난 1월 출시한 넥슨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그중 하나다. 당시 지난 2004년 8월 출시한 국민 게임 '카트라이더'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새롭게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으로 출시됐으며 추후 콘솔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뿐만 아니라, 올해 초 MMORPG 대작으로 기대를 모은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 모두 크로스 플랫폼이다.

최근 게임업계는 PC, 모바일 중심의 단일 플랫폼에서 여러 기기를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바뀌는 추세다. 사진=이찬희 기자최근 게임업계는 PC, 모바일 중심의 단일 플랫폼에서 여러 기기를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바뀌는 추세다. 사진=이찬희 기자

크로스 플랫폼 중 가장 인기를 끄는 형태는 '모바일·콘솔 크로스 플랫폼'이다. 각 게임사가 실적 개선을 위해 글로벌 시장 매출이 시급한 지금,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콘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고삐를 당기고 있는 것.

실제로 주요 지역의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해외에선 콘솔 게임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북미 게임 유저들의 콘솔 이용 비중은 52%에 달하며 모바일(70%)에 뒤이어 2위에 위치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PC, 콘솔 시장은 각각 19%, 6.1%를 기록했는데, 이 지역 콘솔 이용 비중 대부분이 일본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 내 콘솔 게임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시장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콘솔 쪽으로 체질 개선하는 흐름이다"라며 "국내보다 해외 시장이 콘솔 게임에 더 열려 있어 글로벌 성과를 내고자 하는 모든 게임사가 콘솔 게임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아직 과도기다 보니 공동 플랫폼으로 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모바일 시장이 크면서 당초 게임을 안 하던 사람들도 간단한 게임 한두 가지는 하는 등 시장의 진화가 있었다"며 "없던 시장을 새로 개척해 업계를 키웠었는데 이젠 국내 시장에서 방법을 찾기 어려운 상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떻게든 글로벌에서 매출을 끌어내야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해외 유저의 구미에 맞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사들의 콘솔 크로스 플랫폼 게임 개발은 글로벌 유저 확보의 초석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창의성···"독자적인 스토리·장르 내놔야"
글로벌 콘솔 시장 성공 여부는 '스토리'에 달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최근 한국 게임이 리니지 라이크를 중심으로 스토리 연구 개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어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콘솔 시장에서 우리 게임이 두각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올해 나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접속해 보면, 모두 중세풍의 배경에 익숙한 콘텐츠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 게임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새로 나왔다고 해서 깔아 봤는데 새롭지 않다" "궁금한 게 없는데 스토리 생략이 안 돼 답답하다" 등 부정적인 감상이 쏟아진다.

이재홍 숭실대학교 교수는 "콘솔은 스토리 중요성이 부각되는 게임인 만큼 리니지 라이크처럼 독창성 없는 게임은 더 이상 만들어선 안 된다"면서 "향후 시장은 스토리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리 강화를 위해선 장르 연구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게임 전문 변호사는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을 보면 다 같은 '중세풍' 스토리임에도 뾰족한 수가 없던 것이 유저들이 MMORPG 장르에 기대하는 굳어진 형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게임사들 입장에선 수익을 포기할 수 없기에 큰 틀을 유지해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젤다의 전설' '발더스게이트3' 같은 게임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명받지 못하는 장르를 연구하거나 새롭게 개척하려는 노력이 현 상황을 돌파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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