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한화솔루션·'방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규모 투자더 빠르고 과감해진 베팅에 성장성↑···일각선 재무상황 우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의 핵심 사업을 이끄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의 대규모 자금 투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3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미국 태양광 통합생산 단지 '솔라허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 프로젝트를 위해 다양한 자금 조달 창구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2월과 6월 등 두 차례에 걸쳐 공모채를 발행해 상반기에만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년 만에 사모채 시장에서 운영자금 5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외화채 시장에서도 지난 7월 미국 태양광 사업 법인인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가 4억 달러를 조달했고, 한화큐셀 조지아 법인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솔라 허브 투자 규모는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북미 지역에 태양광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모두 확보하는 것도 단일 기업으로는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새 식구로 맞은 한화오션의 '제2의 도약'을 위한 투자 실탄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은 투자금 마련을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방산 계열사가 주주로서 참여한다.
그룹 내 방산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5월 한화오션 지분인수에 조단위 투자에 나선 데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투자에 나서게 됐다.
태양광 이어 방산까지···더 빠르고 과감해진 김동관의 '투자시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한화는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서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항공·우주, 방산, 태양광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 확실한 투자방향성을 갖고 있으며, 과감한 투자와 비례해 향후 성장성도 매우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가 구축되면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의 미국 내 생산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증설이 완료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현지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8.4GW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 생산 태양광 업체 중 북미 최대 생산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수혜를 위해 북미 태양광 시장 투자 확대에 고삐를 죄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연간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의 합류로 '육·해·공 방산 통합 솔루션'을 완성한 한화는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확실한 지원을 통해 방산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 주요 방산 계열사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 속에서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이어온 재무불안이 해소된 데 이어 이번 2조원 투자로 조선업 경쟁력은 물론 향후 그룹 내 방산 계열사간 시너지 증가와 더불어 자체적인 사업경쟁력 제고 추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상태에서 힘겹게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다"며 "중장기 투자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되어가며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미래는 밝은데 곳간은 '텅'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상승 측면에서 대규모 투자에 대해 긍적적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문제는 '재무부담'이다. 투자가 실적으로 직결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현금 곳간 상황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이 성장세를 타고 있음에도 주력사업인 화학부문 부진 장기화에 이익창출력이 크게 저하된 상황이다. 올 상반기 한화솔루션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4% 감소했다.
사실상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보다 투자로 나가는 돈이 더 많기 때문에 한화솔루션은 공모‧사모‧외화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적극적이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조달 확대로 차입금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6월 말 기준 차입금은 8조20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조2082억원 대비 1조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K-방산'의 호황기를 맞아 현금창출능력이 확대되면서 상황이 조금 더 낫다. 현금성 자산은 충분한 상태여서 당장의 부담은 크지 않지만 추가 투자 상황에 따라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오션 증자 참여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3267억원에서 1조7488억원으로 24.8% 감소한다. 반면 순차입금은 1조5159억원에서 2조938억원으로 38.1% 늘어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화솔루션과 함께 6557억원을 투입해 북미 투자 전문 계열사 '한화퓨처프루프'를 설립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김동관 부회장의 강력한 신사업 의지 하에 한화오션 외에도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전방위적으로 늘어난 투자 부담에 따라 신용평가업계에서도 한화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당분간 그룹 재무부담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획된 투자 외에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경우 재무위험 상승에 따른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실적과 투자 계획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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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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