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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기차' 제네시스, 파격 승부수 띄웠다

산업 자동차 제네시스 100만대 시대

'전기차' 제네시스, 파격 승부수 띄웠다

등록 2023.09.21 07:38

수정 2023.09.21 17:15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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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전기차 3종 양산, 2030년 최소 17종까지 확대정의선, 전동화 글로벌 톱3 브랜드 비전···내연기관은 美 집중"BYD or 테슬라 전략 중 선택"···향후 유럽 시장 성과도 관건

'전기차' 제네시스, 파격 승부수 띄웠다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수 및 수출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향후 전동화 시대 입지 다지기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오는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 진입을 목표로 전동화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 차로 가는 시장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현대차의 지속 가능 전략이 성공하려면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사업 방향성이 중요해졌다.

2030년 전기차 200만대 목표···"제네시스는 전동화 브랜드로"

현대차는 국내,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제네시스 3개 전기차 모델을 우선 선보였다. 주력 세단 G80을 비롯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60, GV70 등 3개 모델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로 출시됐다.

특히 중국에선 2025년부터 제네시스 차종은 전기차만 출시하기로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맞춰 테슬라, BYD 등과 경쟁하겠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이미 신규 상표권을 출원한 이름을 보면 G60, GC60, GT60, GT70, GT80, GC70, GV90, GT90, GC90 등 다양하다. 전기차 모델 수를 향후 늘릴 계획이어서 'GC' 'GT' 등 새로운 이름이 신차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6월 현대차는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초청해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전동화 전환 핵심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를 공개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연간 200만대 판매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게 핵심이다. 그뿐만 아니라 제네시스는 전 차종에서 전동화로 전환, 아이오닉 시리즈 등과 함께 현대차가 2030년 최소 17개 이상 전기차로 늘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제네시스는 앞으로 전동화 브랜드로 입지를 다진다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은 오는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총 109조4000억원이 들어가는 중장기 재무 계획 중 전동화 투자만 35조8000억원(영 평균 3조6000억원)을 책정해 전기차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정 회장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에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전동화 시대 빠르게 보조를 맞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33만대를 판매한 뒤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 전기차가 팔리면 현대차·제네시스 두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8% 수준에서 2030년 34%로 4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기아가 별도로 목표로 세운 2030년 160만대를 포함하면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기아 연간 전기차 판매 계획은 360만대 규모다.

고부가 차종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현대차의 수익성을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약 1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효자 역할을 했다. 전동화 시대 제네시스의 역할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가 목표로 한 2030년 전기차 부문 10% 이상 영업이익률 달성을 위해선 제네시스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말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향후 (전기차 비중) 미국 시장의 11%, 글로벌 시장의 7%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판매 계획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판매 계획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제네시스, 전기차 브랜드 안 만드나?···전동화 세부 전략 관심

그동안 팔려나간 제네시스 100만대 비중을 보면 국내 70%, 해외 30%다. 해외 시장의 경우 아직은 북미 판매에 집중돼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 중동 등 다양한 시장으로 제네시스 영향력을 확장하는 작업은 정의선 회장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가 즐비한 유럽 안착은 독일 빅3 영향권이 강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시대에도 북미는 물론 유럽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2050년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선 전동화 브랜드 전환은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우 전동화로 방향성을 잡고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선 미국산 배터리 사용, 전기차 보조금 혜택 등이 포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에 맞춰 현지화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뿐 아니라 제네시스도 이곳에서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제네시스가 메르세데스-벤츠 'EQ', BMW 'i', 아우디 'e-트론' 같은 전동화 전용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독일 고급 차 회사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미미한 데다, 제네시스의 경우 전동화 브랜드로 리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전용 브랜드가 필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일각에선 제네시스가 순수 전기차만 시장에 선보인다고 하면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단독 주택이 아닌 아파트 중심인 한국의 주거 환경 특성상 전기차보단 충전의 불편함이 적은 하이브리드차량이 더 잘 맞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회사 상당수가 순수 전기차 외에 풀-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까지 제품군을 갖추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제네시스는 인지도가 올라가고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동화 브랜드로 리브랜딩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네시스를 거론하면 전동화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방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의 향후 과제는 앞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하는) BYD처럼 갈 거냐, (전기차만 하는) 테슬라처럼 갈 거냐의 문제"라면서 "전동화 패러다임이 제로이미션(배출가스 제로)에 머물러 있는데, 시대의 대세는 제로이미션 아닌 넷제로(탄소 중립)이다. 충분히 하이브리드차가 의미가 있고 전동화 전략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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