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면 6개 기업, 코스피로의 이전상장 진행 공매도 공격 우려한 주주요구·유동성 확보 등이 이유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활성화 위해 방안 모색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는 지난 20일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상장주선인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HLB는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들의 강한 요구사항에 코스피 이전 상장과 관련 논의를 이어왔지만 결정은 내리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전상장 기업들의 최근 주가를 감안,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HLB는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으나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HLB가 이전상장을 결정한 것은 무차별 공매도 공격으로 인해 사업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HLB는 자사가 보유한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해 글로벌 3상 임상을 마치고,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 받기 위한 본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오히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공매도 잔고가 더 쌓이는 모습이다. 당시 420만주 수준이었던 공매도 잔고수량은 지난 18일 기준 818만주까지 늘었다.
늘어난 공매도 잔고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코스피에 비해 유동성이 부족해 공매도 공격을 받을 시 주가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HLB주주연대는 시세조종성 공매도 우려를 제기하며 이전 상장을 요구한 바 있다.
HLB 뿐 아니라 포스코DX와 엘앤에프도 공매도 무차별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포스코DX는 오는 10월5일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논의한다. 엘앤에프도 같은달 25일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승인을 두고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풍부한 유동성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로 이전 시 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 유동성 확보로 인한 주가 안정화 등을 기대하는 것 같다"며 "지수에 따른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고 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코스피로 이사를 가면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부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지금까지 코스닥 시장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했던 것들이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한 부분은 뼈아픈 사실"이라며 "다만 이전 상장하는 기업들의 이유 중 하나가 새로운 투자수요 확대와 안정적인 자금인데, 이를 위해 '글로벌세그먼트'를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코스닥 우량기업에 투자해 달라는 취지로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진행한다. 참석 기업은 '코스닥글로벌세그먼트' 편입 업체들이다.
편입 종목에 한해 선물 상장 종목도 확대할 방침이다. '코스닥글로벌세그먼트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활성화는 물론 내년에는 해당 지수를 기초상품으로 한 선물도 계획하고 있다.
이 상무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장기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도 하고 헤지(위험회피)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지배구조측면에서도 코스닥 기업들이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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