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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동양생명 노조 "장충테니스장 사태 책임···저우궈단 대표 사임 촉구"

금융 보험

동양생명 노조 "장충테니스장 사태 책임···저우궈단 대표 사임 촉구"

등록 2023.10.26 20:2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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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사진=동양생명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사진=동양생명

동양생명의 '테니스장 꼼수 계약'과 관련한 저우궈단 대표의 배임 의혹이 제기되자 노동조합이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26일 오후 대의원 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 과다 금액 지급 등 꼼수 계약 문제 등에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지난 25일 내부 직원 게시판을 통해 "금감원 검사결과 발표와 언론보도로 설계사들과 고객들은 경쟁사와 보험법인대리점(GA) 들의 헌팅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책임전가, 내로남불로 일관하는 대표이사를 신뢰할 수 없으며 무책임한 대표이사에게 회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이사를 선임한 이사회 및 그룹에도 해임요구를 할 것이며 과오가 있는 임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의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배임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동양생명이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시세보다 비싸게 주고도 객관적 내부 검토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동양생명 대표이사의 취미가 테니스와 연관돼 있다는 이유로 법인의 무리한 출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조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동양생명은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운영업체 필드홀딩스로부터 26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지난달 동양생명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는 필드홀딩스가 서울시에 제시한 낙찰가 시세보다 몇 배는 높은 가격이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은 필드홀딩스를 내세워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취득하고 사실상의 운영권자 역할을 했다. 서울시의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는 동양생명은 해당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즉 동양생명은 직접 입찰 참여 및 운영이 불가능한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에 필드홀딩스를 내세운 뒤 대외적으로는 테니스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광고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민 것이다.

동양생명은 연간 9억원씩 3년간 총 27억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1년차분 9억원을 지난해 10~12월 지급했다. 동양생명은 또 지난해 12월 장충테니스장의 시설보수 공사비용을 9억원의 추가 광고비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밖에도 테니스장 운영을 위한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광고대행수수료 명목으로 1억6000만원을 줬다.

규정상 낙찰자인 필드홀딩스는 제3자인 동양생명에게 운영권을 넘길 수 없다. 동양생명이 내부적으로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기획·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로서의 역할을 행사해 왔다고 지적했다.

동양생명이 사실상 인수한 운영권 낙찰가도 시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장충테니스장의 직전 운영권 낙찰가는 3억7000만원이다. 최저 입찰가는 6억4000만원인데도 동양생명이 필드홀딩스를 통해 제안한 입찰금액은 이보다 4.1~7.1배 수준에 달한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의 일반 임직원은 사전예약을 해야 장충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있고 비용 정산도 철저히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임원은 별도의 이용 절차나 비용 지급 없이 장충테니스장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저우 대표 등 일부 임원에 대한 사업비 집행시 동양생명의 내부통제 절차도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의 테니스장 관련 계약체결 위규행위를 검사·제재규정에 따라 조치하는 한편, 임직원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가하는 보험사의 헬스케어 사업 추진 및 사업비 집행과정에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검사업무를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대표의 취임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하는 등 실적 개선과 함께 기업 가치가 크게 향상됐다"며 "이는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사 차원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었으며, 현재 금감원의 조사 대상인 테니스장 계약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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