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고학 전문가들이 쓰촨성 지역과 중원 북방지역간의 불교문화 및 예술 교류를 밝힐 중요한 증거라고 평가했던 이 마애불. 무려 1400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재가 훼손된 것입니다.
마애불에 페인트를 칠한 사람은, 현지 주민인 왕모 씨 가족의 부탁을 받아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왕모 씨 가족은 "부처님을 모시며 좋은 일이 많이 생겨 감사의 의미로 채색을 부탁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역의 문화유적국은 감시카메라로 마애불 훼손 장면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깊은 산속에 있었기 때문에 보고도 막을 수 없었지요. 현재 훼손된 마애불은 복원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런 역사적인 유물이나 작품에 손을 댔다가 망쳤던 일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스페인 보르하 지역의 한 성당에 있는 '에케 호모(ecce homo)'라는 이름의 예수 벽화가 원숭이 얼굴이 된 것입니다.
2018년엔 스페인 에스텔라의 세인트미카엘 성당에 있는 500년 된 세인트 조지 나무 조각상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복원됐습니다. 2020년 또 스페인에서 에스테반 무리요의 '성모잉태' 그림이 복원 중 훼손됐지요.
캐나다에서는 2016년 한 성상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예수' 석상의 아기예수 머리 부분을 엉망으로 만드는 일도 있었습니다. 아기예수의 모습이 만화 '심슨 가족'의 매기를 닮아 논란이 됐습니다.
이렇게 작품이나 문화재가 훼손되면 복구가 매우 어렵습니다.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요. 중국의 마애불도 돌을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복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낙담하긴 이릅니다. 에케 호모의 경우 복원 사고 후 엉망이 된 벽화를 직접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한 바 있기 때문. 중국 마애불도 잘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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