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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낸드 3년간 7조 적자···SK하이닉스, 흑자전환에도 답답

산업 전기·전자

美낸드 3년간 7조 적자···SK하이닉스, 흑자전환에도 답답

등록 2023.12.12 14:59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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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이익 1613억원"···HBM 공급 효과낸드 적자는 수 조원···올해 영업손실 폭 확대솔리다임 효과 제로···"글로벌 경기 개선돼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이찬희 기자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이찬희 기자

SK하이닉스가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 중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주요했다. 이미 흑자전환 된 D램은 HBM 효과로 '날개'를 달았으나 낸드플래시는 기약 없는 시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텔 사업부를 인수한 악영향이 오히려 확대되면서 올해 미국 현지 법인의 적자는 작년을 뛰어넘은 상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에 흑자전환이 전망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은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반되고 낸드는 가격 반등 및 출하량 감소를 상쇄해 영업적자가 축소될 것"이라며 "4분기 16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예상보다 빠른 '흑자전환'은 HBM 효과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은 지난 1분기 적자로 돌아섰으나 3분기에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시 회사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했다"며 "AI용 메모리인 HBM3 등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AI는 복잡한 계산보다 반복적인 학습이 많아 대용량의 정보를 빠르게, 많이 처리하는 메모리를 요구하는데 HBM은 AI 시대의 필수재로 꼽히는 핵심 반도체다. D램을 층으로 쌓기 때문에 물리적인 면적이 늘어나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D램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낸드 사업이다.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SK하이닉스는 '낸드 시황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올해 3분기까지 회사의 미국 낸드 법인 적자 규모는 3조672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적자(3조3256억원)를 뛰어넘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8559억원에서 2분기 1조3863억원, 3분기 1조4302억원으로 늘어났다.

미국 낸드 사업부는 재무 실적에 반영된 2021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21년 10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더니 작년 4분기는 2조4540억원까지 불어났다. 현재까지 누적적자만 7조1000억원에 달한다. 현지 법인은 2020년 말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솔리다임으로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잔금 22억3500만달러를 인텔에 지급할 예정이다.

정보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IT 기기와 플래시카드, USB드라이브,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다. 2021년 시장 규모는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으나 작년에는 매크로 악화로 12% 이상 줄었다. D램 대비 상대적으로 AI 수요가 제한적이라 올해도 2년 연속 역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악화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선단 공정 비중 확대를 꼽았다. 박찬동 낸드 마케팅담당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낸드는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하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간 업계는 높은 비트그로스(B/G)를 통해 원가를 절감했지만 적층수 증가로 인한 투자비 부담으로 원가절감 속도가 둔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력 낸드 제품은 2020년에 개발한 176단이다.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은 성숙 구간에 진입했으나 차세대 제품인 238단은 아직 안정기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다. 낸드는 적층 수가 높을수록 저장효율과 속도 등이 우수하며 238단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2년 뒤에는 321단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제조업체의 감산으로 낸드 가격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탑재율이 높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센터, SSD 등의 수요가 살아나야 업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글로벌 경기가 개선돼야 전방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회복 시점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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