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 18일 HMM 우협대상사에 하림 선정하림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나아갈 것"최후 승자 '하림', 반 년 만에 3조5000억원 모았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1·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전날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본입찰에는 하림과 동원그룹 두 기업이 참여했으나, 하림그룹이 정량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이번 본입찰에서 약 6조4000억원의 인수가를 적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동원그룹(6조2000억원)보다 약 2000억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업계는 10조원에 달하는 HMM의 높은 몸값을 부담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동원그룹보다 더 앞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하림이 처음부터 인수자금을 대규모로 마련한 것은 아니다. 하림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HMM의 높은 매각가 대비 약 5조 이상 부족한 수준이다.
다만 하림은 HMM 인수를 위해 해운 계열사 팬오션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5.8%(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하림의 우호 세력으로 알려진 호반그룹도 하림그룹에 손을 내밀었다. 팬오션이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면 호반그룹이 이를 받아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하림은 3조원 규모의 자기자본과 영구채 발생, 인도 해운사에 선박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약 3조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결국 본입찰서 6조4000억원의 인수가를 써낼 수 있었다.
해운업체 인수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하림은 지난 2015년 JKL 컨소시엄과 손을 잡고 팬오션을 본격적으로 인수하면서 물류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팬오션은 하림으로 편입 후 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팬오션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2211억원, 영업이익은 2376억원이다.
하림은 벌크선 사업을 운영 중인 팬오션을 해운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하림은 벌크선 사업(팬오션)과 컨테이너선(HMM) 사업을 동시에 운영,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춰 하림은 중장기 전략 역시 벌크선과 컨테이너사업을 아우르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운업황 불황에 따라 HMM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에, HMM 실적 개선에도 우선적으로 사력을 다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경기와 업황이 문제다. 경기둔화와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에 따른 해운업계 불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전적으로 이제 하림의 몫이다.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높은 인수 비용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하림은 향후 닥쳐올 거대한 파도 보다는 그룹이 갖고 있는 여러 자산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림그룹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고 매각 측과의 성실한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MM 인수는) 하림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로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도 좋고 사회도 좋아지는 국가 경쟁력 강화에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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