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68' 공모채 가격, 6000원대로 급락신평사, 신용등급 'A-'→'CCC'로 10단계 강등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발행한 회사채 중 유일하게 장내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태영건설68' 공모채는 전날 20.2원 내린 6149.8원에 장을 마쳤다. 해당 채권은 지난 2021년 7월 1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3년 만기 68회차 선순위 무보증사채로, 올해 7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앞서 태영건설68(액면가 1만원) 채권 가격은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공식화한 당일에만 2623.9원(29.98%) 폭락했고 지난 2일을 제외하고는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태영건설68 수익률은 지난 2021년 7월 발행 당시 연 2%대에 불과했지만 전일 기준 연 108.2%로 치솟았다. 채권 가격이 액면가보다 낮아지면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그만큼 상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선언 이후 태영건설 68에 대한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10단계 강등했다. 이에 따라 정크본드(투기등급에 해당)로 전락한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시장에서는 AA 이상 신용도가 높은 우량 채권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5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 LG유플러스(AA), 한화솔루션(AA-), KCC(AA-) 등은 조(兆)단위 뭉칫돈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연달아 흥행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총 1조42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기관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2년 만기 600억원 모집에 2800억원, 3년 만기 800억원에는 1조400억원, 5년 만기 600억원에는 1000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LG유플러스도 2500억원 회사채 발행 모집에 1조75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4100억원, 3년물 1200억원 모집에 9300억원, 5년물 800억원 모집에 37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KCC 역시 전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3050억원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 500억원에 2300억원, 3년 만기에 9750억원, 5년 만기 500억원에는 1000억원의 수요가 들어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은 수요를 반영해 증액 발행 했으며, KCC 역시 발행금액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처럼 채권 시장 투자심리가 우량채로만 몰리는 극단적 양극화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사태 여파로 연초 효과에 대한 기대감 약화됐다"며 "현재 신용스프레드 레벨은 1년내 저점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태영건설 외 타 건설사로 확산되지 않는 경우에도 우량등급 쏠림과 비우량등급 간 양극화는 진행될 것이고, 반대로 타 건설사까지 위기가 확산되거나 일부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는 PF 및 일반 기업어음(CP), 초우량채를 제외한 크레딧 전반의 약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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