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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늦어지는 이재현의 '새판 짜기', 왜?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늦어지는 이재현의 '새판 짜기', 왜?

등록 2024.01.12 13:01

수정 2024.01.12 13:13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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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정기인사, 2017년 이후 해 넘긴 건 처음신년사서 '책임지는 문화' 강조···성과주의 방점 찍히나4세 이선호·이경후 경영 보폭, '실적 부진' 대표 연임도 주목

늦어지는 이재현의 '새판 짜기', 왜? 기사의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인사 결단이 늦어지고 있다.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해를 넘기고도 발표되지 않은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대내외 리스크 등 경영 부담이 높았던 가운데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올해 이례적으로 해를 넘기고도 발표 시기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CJ그룹의 정기인사가 해를 넘긴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CJ그룹은 3월 정기인사를 발표했는데, 이는 특검 등 외부 변수에 더해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두고 진행된 터라 상황이 특수했다. 그동안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 진행된 인사 공식이 올해 깨진 셈이다.

인사가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실적 부진과 대내외 리스크가 꼽힌다. CJ그룹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0조6868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657억원으로 19.7% 급감했다. 이는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CJ제일제당은 별도기준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5조8245억원, 영업이익은 31.9% 대폭 줄어든 263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사업을 맡고 있는 CJ ENM은 사정이 더욱 나쁘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 줄어든 3조1087억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73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더욱이 CJ올리브영의 과징금 리스크와 CJ CGV의 자금 조달 리스크, CJ제일제당과 쿠팡의 납품 갈등 등 대내외 경영 리스크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란 분석도 나왔다. 다만 올리브영의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결과는 지난해 12월 7일 발표됐는데, 과징금 폭탄이 예상된 것과 달리 독과점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과징금이 19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부담은 덜어낸 상태다.

늦어지는 이재현의 '새판 짜기', 왜? 기사의 사진

CJ그룹의 올해 정기인사의 분위기는 쇄신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024년 신년사를 통해 그룹이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이유가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직문화의 근본적 혁신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 ▲인재 양성과 적재적소 배치 ▲성과주의를 토대로 한 책임지는 문화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했다. CJ그룹이 올해도 그동안 고수해온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올해 경영목표로는 수익성 극대화와 재무구조 개선, 글로벌 성장이 거론됐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실장,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의 승진 여부와 계열사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의 재선임 여부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 등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선호 실장은 2021년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급인 경영리더로 승진하며 글로벌 헤드쿼터(HQ) 산하 신설된 식품성장추진실 전략기획1담당을 맡았다. 이듬해 식품성장추진실장에 올라 해외 식품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식품부문 매출은 3분기의 경우 쥐상쥐 매각에 의해 다소 감소했으나 1·2분기 미주 지역의 성장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각각 15%, 8% 올랐다.

다만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만큼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최 대표는 2020년 말 신규 선임돼 영업이익 1조원을 2년 연속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낸 바 있으나 임기 중 노동조합이 결성됐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최 대표의 임기는 내후년 3월까지다.

구창근 CJ ENM 대표이사 역시 년 3월까지로 임기가 남아있으나 입지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CJ ENM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으나 연간 실적으로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구 대표는 고강도 조직개편을 통한 구조조정에도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 한 데다 인원 조정에 따른 내부 불만도 고조된 상황이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과징금 리스크를 덜어낸 이후 임기 연장에 무게가 실린다. 올리브영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이 2조7971억원으로, 2022년 연간 실적(2조7809억원)을 넘겼다. 특히 이재현 회장은 새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지난 10일 올리브영 본사를 찾았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올리브영이 거둔 성과에 대해 '배워야 할 모범' 사례라며 격려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규모는 감소했지만 수익성이 증가했다. CJ CGV는 극장가가 활기를 찾으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CJ프레시웨이는 3분기 수익성 악화로 누적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CJ푸드필은 3년 연속 흑자 달성을 앞두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사와 관련한 별도의 소식이 전혀 없다. 시기도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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