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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사비 분쟁 막겠다는 정부···실효성은 글쎄

부동산 도시정비

공사비 분쟁 막겠다는 정부···실효성은 글쎄

등록 2024.02.06 23:41

장귀용

  기자

정부, 표준계약서 도입···산출내역서 받고 인상 근거 명확히 하기로공사비 갈등 대다수 근거싸움보단 민심싸움···업계선 한계 뚜렷 지적도갈등 중재 시스템도 있지만···양쪽 눈치 살피느라 제 역할 못 해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던 2022년 당시 둔촌주공 재건축현장. 사진=장귀용 기자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던 2022년 당시 둔촌주공 재건축현장. 사진=장귀용 기자

정부가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도입해 공사비 분쟁 줄이기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갈등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최초 계약과 변경계약 사이의 시간차이에서 발생하는 상승요인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 간 시각차를 줄이기에는 조합에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도입했다.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통해 공사비 산출 근거를 명확히 하고 설계변경 및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기준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표준공사계약서에 따르면 시공사는 계약 체결 전까지 세부 산출내역서를 제출해서 공사비의 근거를 조합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조합이 공사비를 산출하기 위한 근거자료인 도면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엔 입찰 제안 과정에서 품질사양서를 내서 이를 바탕으로 계약을 맺도록 했다.

계약서 내 공사비 조정기준도 세부적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설계변경 사유나 신규로 추가되는 자재 등에 따라 공사비 조정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공사비 변동폭을 산정할 땐 국가계약법에 따른 지수조정률 방식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 그동안 여러 정비 사업에서 공사비 조정에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을 사용했지만 건설공사 물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방식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표준계약서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일선 조합들이 증액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근거가 부족해도 협상에 보수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합집행부가 공사비 인상에 전향적인 경우에도 조합원들의 민심에 따라 공사비 인상안이 총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표준계약서가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에 그친 것도 아쉽다는 평가다. 업계관계자는 "아무래도 표준계약서가 법적 강제성이 없다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설계나 마감재 변경을 조합에서 요구해놓고 공사비를 못 올려주겠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개정안 발의를 통해 도입을 추진하는 '분쟁조정위원회'의 역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내로 관련법을 개정해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재판상 화해 효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 분쟁 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분쟁조정위원회'도 지자체나 기관 등에서 운영한 중재위원회나 공사비 검증처럼 한계가 드러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둔촌주공 공사중단 사태 전 서울시와 강동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중재안이 양측의 입장차를 확인하고 협상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고, 조합과 시공사가 중재안을 자기 입맛에 맞춰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갈등을 키웠다.

이후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맡기기로 합의했지만 이 또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부동산원이 추가 공사비 1조1385억원 가운데 15%(약 1630억원)만 검증을 진행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공사비 갈등의 경우 얼마 올리는 게 적정한지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데서 발생한다"면서 "분쟁조정위원회가 증액 금액을 딱 정해주고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 이상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선 사례들처럼 시공사와 조합 사이에서 눈치를 보느라고 두루뭉술한 결론만 내놓는다면 제도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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