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안보' 강화 목적, 中기업 거래 금지 법안 발의 우시바이오 타격 예상···국내 기업 반사이익 기대삼바 주가 상승, CDO 고도화로 경쟁력 갖춰
3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해야한다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적대적 바이오기업에게 미국의 세금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고 미국인의 유전자데이터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법안이 제정되면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및 그 계열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은 금지된다. 'BGI'를 겨냥한 이유는 그룹이 해외 국민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BGI그룹 자회사 BGI 제노믹스를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군사기업으로 보고 지난 2022년 10월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했다.
BGI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유전자분석 장비 제조 및 유전체분석 서비스 기업이지만 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택 등도 이번 거래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우시앱텍의 경우 중국의 군사-민간 융합 행사를 후원하고 관련 펀드에서 투자를 받은 바 있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본 것이다.
또 우시바이오로직스 크리스 첸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 의학 아카데미 겸임교수였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외신에서는 이날 발의문 공개 이후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우시앱택과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두자릿 수 이상 하락해 그 여파가 크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우시앱택은 공지를 통해 "미국 생물보안법안에는 잘못된 조사결과가 포함돼 있다. 타당하지도 않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또한 입장문을 내고 "첸 대표이사에 대한 설명이 잘못됐다. 중국 군사의학과학원이나 군 관련 기관에서 일한 적이 없으며 중국 내 군 관련 기관으로부터 어떠한 보상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 2013년 학문적 예우로 진행된 일회성 초청강연이 있었을 뿐이다. 중국 대학에선 일반적인 관행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의 미국 고객사 비중이 5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미국 의회의 법안 발의로 타격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특히 위탁개발(CDO) 사업에서 경쟁력이 있던 우시가 타격을 받을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주요 CDMO 기업 가운데 2022년 매출 기준 각각 2·3위를 기록 중이다. 1위는 스위스 론자, 4위는 일본의 후지필름 등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CRDMO(글로벌 위탁연구개발생산) 모델을 구축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특이항체와 같이 고성장하는 기술 플랫폼을 도임해 수익을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ADC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CDO 부문에서 기술 플랫폼 S-DUAL™(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과 DEVELOPICK™(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 S-CHOsient™(임시 발현 플랫폼), S-Glyn™(글리코실화 분석 기반 물질 개발 지원 플랫폼) 등 두 개의 신규 플랫폼을 출시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가 본격화하면 미국 매출 비중이 46%에 달하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의약품 CDMO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물량을 가져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등 대내외 환경 등의 영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9일 전 거래일 대비 2만7000원(3.49%) 오른 80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날은 2.88% 상승해 시총 상위 10대 종목에서 가장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80만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11일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회사의 견조한 성장세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23% 증가한 3조6946억원,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1조1137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연도였던 2016년 이후 7년만에 12배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44%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은 삼성그룹 상장사 중 2018년 삼성물산과 삼성전기, 2021년 삼성SDI와 삼성증권 등에 이어 삼성바이오가 9번째다.
이는 최근 글로벌 CDMO 기업들이 기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회사는 올해도 전년 대비 10~15% 성장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위값인 12.5% 매출 상승률을 적용한 2024년 매출 전망치는 4조1564억원이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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