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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포스코 등판하나···공은 다시 대기업으로

산업 항공·해운 HMM 매각 불발

현대차·포스코 등판하나···공은 다시 대기업으로

등록 2024.02.07 15:02

차재서

  기자

HMM 매각 무산에 '한화오션 민영화' 사례 재조명 자금력 높은 대기업 중심으로 후보군 물색할 수도

산업은행과 하림의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산업은행의 HMM 새 주인 찾기가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현대차그룹과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으로 다시 시선이 모이고 있다. 높은 몸값으로 인해 현금 동원 능력이 인수자의 핵심 덕목으로 부상한 만큼 매각자 측으로서도 비교적 여유 있는 이들 기업에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팬오션·JKL컨소시엄에 협상 결렬을 최종 통보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작년 12월20일 하림·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7주에 걸쳐 세부 조건을 논의했다. 그러나 일부 사안에 대한 이견으로 종착지엔 도달하지 못했다. 하림 측이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고,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요구했으나, 매각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에 난항을 빚었다는 전언이다. 이로써 매각 자문단 가동부터 약 10개월간 이어진 산업은행의 HMM 매각 작업은 소득 없이 종료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HMM 매각 전략을 수정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오션 민영화' 사례처럼 이들이 특정 기업을 지목해 거래를 시도할 경우의 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022년에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반대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이 무산되자 산업은행은 방향을 틀었고, 이듬해 한화그룹과의 물밑 협상을 거쳐 매각을 매듭지을 수 있었다.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이른바 '스토킹 호스' 방식이었다. 이번에도 산업은행이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산업은행으로서도 '자금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후보를 추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하림은 본입찰에서 경쟁사보다 2000억원 많은 6조4000억원을 써내며 승기를 잡았지만,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고 자금 조달 시나리오도 불투명해 시장에선 이들의 완주 여부를 놓고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다. 거래가 무산된 지금 대기업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물론 현대차와 포스코 측은 HMM 인수에 줄곧 부정적이었다. 사업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으나, 인수 조건을 둘러싼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낙 가격이 높거니와 영구채 처리 등 복잡한 문제도 얽혀 있는 탓이다. 당시엔 해운업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해운업은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국지적 분쟁, 해운동맹 재편과 같은 변수에도 글로벌 해상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오히려 해운사가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마저 흘러나온다. 아울러 그 여파에 전세계 주요 기업이 수출입에 차질을 빚는 모양새라 어느 때보다 해운업의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차와 포스코도 HMM을 향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현대차는 2011년에도 그룹의 모태 격인 현대건설 인수전에 깜짝 등판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역사를 지닌 HMM을 외면하진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 역시 회장 교체와 맞물려 외형적 변화의 요구에 직면했다. 정부와 국회가 대형 화주의 해운업 진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현행 법령을 개정해 문턱을 낮춰준다면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목소리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HMM 매각이 무산된 근본적인 이유는 '자금력'이었던 만큼 산업은행으로서도 대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명분을 만들어준다면 현대차와 포스코도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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