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간 협상 끝에 최종 불발···HMM 채권단 관리 돌입하림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려워"산은·해진공, 2025년까지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전망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과 하림은 7주 간의 협상 끝에 지난 6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는 지난달 22일 1차 협상 결렬 이후, 두 번째 협상 결렬이다. 앞서 하림은 지난해 8월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HMM 실사 과정을 거쳐 같은해 11월 본입찰에 참가했다. 이후 12월 경쟁자인 동원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이유는 양측의 의견차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양측은 7주에 걸친 협상 기간 동안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하림은 매각 측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잔여 영구채 주식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은 이미 주식으로 전환했고, 나머지 1조6800억원의 잔여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하림은 매각 측의 반대에 이같은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또 하림은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고,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안 등을 요구했으나 이 마저도 매각 측의 반대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하림의 부족한 자금력으로 HMM을 인수하는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림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약 6~7조원 수준의 거대한 몸값을 자랑하는 HMM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하림은 당시 해운 게열사 팬오션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390만주를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고, 이 외에도 HMM 인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식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당시에도 업계는 하림의 자금력에 의문을 가졌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내부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 불황과, 해운동맹 재편 등 악재 속에서도 국지적 분쟁에 글로벌 해운운임이 상승한데다, HMM의 재무 상황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2217.7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4주 연속 2000선 이상을 웃도는 데다가, 전년 동기 대비 120.2% 증가한 수치다. 현재 SCFI는 홍해 항로의 운송 차질로 매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협상 결렬과 관련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이번 HMM 인수협상 무산에도 불구하고 벌크전문 선사인 팬오션을 통해 우리나라 해운물류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은과 해진공은 매각 결렬로 HMM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또 남은 영구채(1조6800억원)는 오는 2025년까지 차례로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해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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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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