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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효성家 3남'에서 '1인자'로···홀로서는 조현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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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家 3남'에서 '1인자'로···홀로서는 조현상 부회장

등록 2024.02.27 07:49

수정 2024.02.27 07:5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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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육성한 첨단소재 발판으로 신설 지주회사 설립 '2인자' 이미지 걷어내고 재계 리더로 도약할지 주목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효성첨단소재 중심의 신설지주회사를 꾸린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효성첨단소재 중심의 신설지주회사를 꾸린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맏형 조현준 회장의 그늘을 벗어나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자신이 키운 첨단소재 사업을 발판삼아 새로운 기반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오너일가(家)의 일원 그리고 '전략통'으로서 묵묵히 경영인의 길을 걸어온 그가 '2인자' 이미지를 걷어내고 명실상부 기업 리더로 발돋움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 중심의 새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효성인포메이션과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 물류법인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또 다른 지주 체제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효성은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뒤 7월1일자로 존속회사 ㈜효성과 신설법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한다. 존속회사는 조현준 회장이, 신설법인은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책임진다.

눈여겨 볼 대목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3남 조현상 부회장이 신설지주의 수장을 맡았다는 점이다. 총수로서 인상을 굳힌 장남이나 가족간 불화로 그룹을 떠난 차남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조현상 부회장이 이번 교통정리로 '빛'을 보게 돼서다.

두 형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조현상 부회장은 그룹 내 대다수의 구성원이 인정하는 '전략통'이자 인수합병(M&A) 전문가다. 경복고등학교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하다 2020년 효성에 합류했는데, 이후 산업자재PG(효성첨단소재의 전신)장과 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며 회사의 순항을 견인했다. 타이어코드에서 스틸코드, 에어백용 원단 등으로 자동차 사업을 확장하고, 탄소섬유와 같은 새 동력을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를 내연기관·전기차용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글로벌 1위(시장점유율 45%)로 올려놓은 것도 조현상 부회장의 성과로 꼽힌다. 그가 미쉐린·굿이어 등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고 그 결과 사업도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조현상 부회장은 형과는 다른 성향으로도 유명하다. 조현준 회장의 경우 호방하고 선이 굵은 경영 스타일을 보여준다면, 조현상 부회장은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설턴트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전언이다.

아울러 조현상 부회장은 2014년 등기이사에 선임된 이후엔 궂은일도 도맡았다. 대통령이 전주 공장을 찾자 그는 효성을 대표해 사업을 소개했고 청와대 오찬, 미국 경제사절단 등 굵직한 행사에도 대기업 총수와 함께 얼굴을 내비치며 왕성한 행보를 펼쳤다. 당시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제기한 소송 건으로 오너가는 물론 그룹 전반이 어수선했던 터라 집안을 대신해 조 부회장이 수습에 나선 게 아니냐는 뒷얘기도 나왔다.

그런 만큼 효성이 조현상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종의 '계열분리'를 예고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외부에선 평가한다.

이에 재계에선 조현상 부회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립된 기업의 1인자로 올라서는 만큼 그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안착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타이어코드를 뛰어넘을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게 과제로 지목된다.

효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외부에 부각되지 않았을 뿐 조현상 부회장은 그룹에 합류한 이후 타이어코드·탄소섬유 등 신사업을 키우고 M&A와 같은 굵직한 성과로 존재감을 쌓아왔다"면서 "온화한 성격으로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고 귀띔했다.

이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계열분리 시나리오는 이미 오래 전부터 흘러나왔던 얘기"라면서 "효성 측에선 아직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만일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면 타 기업과 달리 평화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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