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사태 주범' 권도형, 韓 송환키로···몬테네그로 법원 결정 번복

법원 "韓 법무부, 범죄인 인도 정식 요청서 보낸 점 고려"

현지 법무장관 승인이 마지막 변수···재번복 가능성 미약

징역형 끝나는 오는 23일 이후 인천행 비행기 탑승 전망

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연합뉴스)

지난 2022년 봄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세계 각국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를 끼쳤던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본인의 희망대로 모국 대한민국에서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7일 권도형 씨에 대한 범죄인 송환 결정을 번복하기로 하고 그의 행선지를 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변경했다.

법원은 당초 지난 2월 21일 권 씨를 미국에 송환하기로 결정됐으나 이에 대해 권 씨 측이 항소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권 씨의 송환 국가를 대한민국으로 바꿨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나란히 권 씨에 대한 신병 인도 요청을 몬테네그로 측에 보냈는데 우리 법무부 측이 보낸 공문에 범죄인 인도 요청서가 첨부된 점 등을 들어 대한민국 송환을 결정했다.

미국 법무부도 몬테네그로 측에 비슷한 공문을 보냈으나 범죄인 인도 정식 요청이 아닌 임시 구금 요청서만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의 이 결정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몬테네그로의 범죄인 해외 인도 최종 승인권은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에게 있는데 밀로비치 장관이 대한민국 송환 계획 승인을 거부할 경우 해당 심리가 다시 열릴 수도 있다.

밀로비치 장관은 과거 "미국은 몬테네그로의 중대한 대외 정책 파트너"라고 언급하면서 권 씨의 행선지로 미국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몬테네그로 측으로 송달된 서류의 문제 등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 송환 계획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

권 씨의 대한민국 송환은 그가 몬테네그로에서 받은 여권 위조 관련 혐의 징역형의 형기가 끝나는 오는 23일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 씨는 송환 직후 해당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압송돼 수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과거 권 씨와 함께 해외 도피 생활을 했던 권 씨의 측근 인사이자 테라폼랩스의 전직 CFO 한창준 씨는 지난 2월 6일 국내로 송환돼 곧바로 구속 기소됐다.

권 씨가 국내 사법 체제 내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형량은 40년이다. 우리나라 법률에 따른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40년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 형량을 선고 받은 경제사범으로는 1조원대 펀드 사기 사건의 주범이었던 김재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