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신병 인도···22개월 만에 귀국檢 "코인 발행부터 모든 과정 조사할 것"'사태 주범' 권도형, 3월께 추방 여부 결정
한 씨는 6일 오후 2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한 씨는 검정색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꽁꽁 가린 채 입국했으며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그 위에 검은색 천이 덧씌워졌다.
한 씨가 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설 때는 공항 관계자와 검찰 관계자들이 그를 둘러쌌으며 입국장을 벗어난 뒤에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 대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됐다.
한 씨는 지난 5일 오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을 떠나 6일 오전 4시 20분께(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로 환승한 뒤 오후 2시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한 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서 공항을 빠져 나갔다.
한 씨는 권도형 씨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테라폼랩스 CFO로 일했으며 테라폼랩스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던 법인 차이코퍼레이션의 대표를 지냈다.
한 씨와 권 씨는 테라·루나 코인의 폭락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국내에서 해외로 도피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동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법무부는 체포 직후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뒤 몬테네그로 사법당국과 협의해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한 씨의 신병을 인도받았다.
한때 시가총액이 세계 10위 안팎까지 치솟았던 테라·루나 코인은 지난 2022년 5월 불과 나흘 만에 99.99%가 폭락하며 세계 각국에서 50조원 규모의 손해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만 이 사태로 인한 피해자가 20만명 이상 발생했다.
사법당국은 권 씨와 한 씨가 테라·루나 코인의 원천적 문제를 숨기고 시장에 코인을 유통했다고 판단하고 한 씨를 상대로 해당 암호화폐의 발행부터 유통, 폭락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알려진 권도형 씨는 아직 몬테네그로에 머물고 있다.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은 지난해 12월 권 씨를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으로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권 씨는 몬테네그로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조치에 항의하며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범죄인 인도 승인 결정에 대해 항소한 상태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송환 결정을 유지할 경우 권 씨의 추방도 사실상 확정된다.
권 씨는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법무부도 권 씨의 의중을 반영해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 사법당국이 세계 각국 피해자가 많은 만큼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권 씨는 한국 검찰에서 증권 사기와 배임 등 5개의 혐의를 적용받고 있고 미국 검찰에서는 금융 사기와 시세 조작 등 8개 혐의로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만약 권 씨의 행선지가 미국으로 결정되면 그는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총 8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미국의 사법제도는 복수 혐의가 있으면 죄목별 형량을 모두 합산해서 선고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최대 징역 100년 이상의 형량 선고도 가능하다.
권 씨의 몬테네그로 추방 결정 시기는 오는 3월이 유력하다. 3월은 현재 몬테네그로에서 받은 형기가 끝날 시점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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