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상대로 선방 평가...오티에르 브랜드 인지도↑ 정비시장 영업력 재확인...여의도 첫 진출 무산은 아쉬워공들인 사업 패배로 공격적 영업 브레이크 가능성 제기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3일 오후 여의도 한양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 전체 회의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했다. 전체 소유주 587명 중 93%에 달하는 54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314표와 231표를 얻었다.
여의도 한양 재건축 사업은 기존 588가구를 최고 56층, 아파트 956가구로 새로 짓는 '여의도 1호 재건축' 프로젝트다. 여의도에는 70년대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가 많아 앞으로 재건축사업이 줄줄이 진행될 예정인만큼 상징성이 큰 사업지로 꼽혀왔다.
포스코이앤씨가 이번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정비시장에서 부동의 1등 자리를 지켜왔고 '디에이치'를 카드를 꺼낸 현장에서 패배를 기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포스코이앤씨의 선방은 '오티에르' 브랜드 인지도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앞선 수준전에서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 경쟁사들과의 수주전에서 승리하면 오티에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수주전에서도 용적률 상한 600%의 상업지역에 속해 최고 높이 200m, 50층 이상 설계가 가능한 만큼 건축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티에르를 적용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도 정비사업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개발 분야에서는 부산 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1조3200억원)을 시작으로 군포 산본1동 2지구 재개발(2800억원), 송파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00억원)을 따냈고, 리모델링 분야에서도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00억원)을 수주했다.
여기에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의 1조900억원까지 합하면 포스코이앤씨가 1분기 만에 거둔 정비사업 수주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3월 기준 국내 건설사 중 정비사업 1위의 규모인 것은 물론, 지난해 거둔 수주 총액인 4조5900억원의 75%에 달하는 성과다.
아울러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수주전을 통해 영업력도 재확인 하는 기회가 됐다. 도급계약서에 입찰 마감일로부터 12개월간, 또 실착공 이후 입주시까지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없다는 조항을 담았다.
소유주 환급금을 미리 돌려줘 토지등소유자의 금융부담을 덜어준다고도 약속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사 대여금→토지 등 소유자 환급금→사업비→공사비' 순으로 상환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다만 일각에선 전중선 신임 사장의 정비사업 데뷔전 패배에 대한 시각도 제기된다. 앞서 한성희 전 포스코이앤씨 사장 시절 도시정비부분에서 급격히 외형 성장을 했고 수주전에서도 계속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수주전 패배로 포스코이앤씨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사장이 경영전략과 리스크관리에 능한 '재무통'인만큼 무리한 수주 확대보다는 내실경영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 사장은 2018~2022년 포스코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전문가로 꼽히며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해 전략 수립에도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6명 안에 들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인 10조1660억 원을 기록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2010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연결기준 부채비율 역시 2019년 말 119.0%에서 2023년 말 135.5%로,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11.8%에서 20.8%로 높아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 수주전은 고가 상급지내에서의 '오티에르'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며 "수주전에서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추후 상급지 사업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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