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판매 부진···올해 CEO 교체로 분위기 쇄신업계 1세대 여성 리더···최초의 한국인·여성 CEO올해 '가격 일관성' 전략 강화···전동화 라인업 확대
방 대표는 1일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대표 기자간담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기존·잠재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자리를 마련했다"며 "사고 싶은 차, 팔고 싶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스텔란티스의 핵심 브랜드인 지프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 가량 하락했고, 푸조의 성장세도 정체된 만큼 국내 자동차업계의 1세대 여성리더로 꼽히는 방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방 대표는 약 20여년간 수입차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홍보·마케팅·세일즈·애프터세일즈·네트워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의 원년 멤버로 10여 년간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으며, 2015년부터는 르노코리아자동차(당시 르노삼성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전문성을 쌓아왔다.
지난 2월 취임한 방 대표는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현실적인 목표로 잡았다. 그는 "올해는 기반 다지기를 다시 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 대해 특정 브랜드가 73%의 시장점유율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독일 3사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지프와 푸조의 시장 확대의 기회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여전히 국내 시장은 도전과 기회가 뒤섞여 공존하고 있다"며 "수입차 문턱이 낮아진 가운데 소비자들의 취향은 세분화·다양화되면서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갈증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 넘치는 지프·푸조 두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연초부터 경영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간 펼쳐왔던 '지프 올인' 전략 대신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전략으로 고객 경험 향상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올해는 가격 일관성도 유지해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방 대표는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는 간단해보이지만 마케팅부터 판매·사후관리까지 전방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뢰 회복의 첫 단추는 가격 안정화다. 최근 몇 년 사이 지프와 푸조는 잦은 가격 변경과 할인 프로모션으로 고객 확보에 부침을 겪었다.
올해는 일관성있는 가격 정책을 기반으로 할인 경쟁으로 인한 출혈을 자제하고 서비스 향상을 위한 투자에 전념할 계획이다. 또 우리금융 캐피탈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어 오는 4월 고객들의 금전적 부담을 낮춰줄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방 대표는 "할인을 아예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 달 사이에 급속도로 변동이 있는 할인 정책을 지양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고객 경험 확대를 위한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전략은 올해 1월 '더 뉴 2024 랭글러' 신차 출시 행사에서도 강조된 내용이다.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 경험하길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서울 송파와 제주도에 전시장·서비스 통합 센터 오픈했다.
전시장은 22곳으로 2022년(20곳) 대비 10% 늘어났고, 같은 기간 서비스센터도 19곳에서 22곳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상반기 내 원주와 광주에 통합형 서비스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방 대표는 "전기차 대중화에 앞서 서비스센터 인프라가 속도에 맞춰 전환되느냐는 주요한 문제"라며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실현하겠다는 비전 아래 순수 전치라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인프라 설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텔란티스는 새해 첫 포문을 연 지프 랭글러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랭글러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하반기 지프 순수 전기차 '어벤저'와 푸조 '308 MHEV'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프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인 어벤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벤저는 유럽 시장에서 사전계약 한 달 만에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데 이어 지프 브랜드 최초로 '2023 유럽 올해의 차(European Car of the Year 2023)'에 선정되며 유럽에서 가장 인정받는 지프 모델로 자리잡았다.
다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데다가 중국 저가 전기차의 보급으로 경영환경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푸조는 당초 계획댔던 신형 전기차 모델의 국내 출시를 돌연 연기한 바 있다.
방 대표는 "전동화에 발맞춰 준비해야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시장 상황과 소비자 기대를 고려했을 때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며 "포커스를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 순서로 진행하고자 노선을 변경했다고 생각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프는 오리지널 SUV로서 캠핑·아웃도어 트렌드와 잘 맞는 특화된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계획"이라며 "푸조의 경우 효율적인 연비가 인기를 끈만큼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움직이되 브랜드 특유의 독특함을 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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