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직원 평균 연봉 '정유4사' 중 1위관계자 "근속연수가 평균 연봉에 크게 기인"국제유가 급등···정유사 실적·연봉 등 '청신호'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쓰오일 1인 직원 평균 급여는 전년보다 1.08% 오른 1억7293만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의 평균 급여는 3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주춤하는 듯 했지만, 2021년 회복세로 돌아섰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3년 새 약 58.3% 뛰었다.
경쟁사도 에쓰오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GS칼텍스의 경우 가장 높은 상승률(7.65%)을 보였음에도 그 액수는 1억6576만원으로 에쓰오일보다 작았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급여는 각각 1억5200만원, 1억3900만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축소됐다.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를 보면 에쓰오일은 국내 30대 상장사(평균 1억1249만원) 가운데서도 평균 연봉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위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1억5200만원)이나 포스코홀딩스(1억4900만원), 삼성물산(1억3600만원), 삼성생명(1억3500만원) 등 주요 대기업도 적잖은 연봉을 지급했지만, 이들 모두 에쓰오일 평균 급여를 밑돌았다.
에쓰오일 평균 급여가 꾸준히 오르는 주된 요인은 '높은 근속연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 평균 근속연수는 18년으로 업계 내 가장 길다"면서 "평균근속연수가 길면 평균 연봉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에쓰오일 평균 연봉은 실적 부진 속에 상승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5조7272억원과 영업이익 1조41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 15.8%, 58.3% 줄어든 수치다.
정유사들의 실적 지표인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반대로 에쓰오일의 연봉 상승세는 두드러진 셈이다.
물론 에쓰오일을 포함한 정유업계 성과급 규모는 크게 줄었다. 에쓰오일은 성과급을 기본급 1500%에서 800%로 절반가량 삭감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기본급의 1000%에서 각각 800%, 664%로 줄였다. SK이노베이션에서 정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에너지는 성과급을 800%에서 612%로 낮췄다.
이들 성과급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정유업계 부진한 실적을 고려하면 양호한 편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또한, 경기 침체로 실적이 꺾인 다른 산업군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정유 업황은 회복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름집 직원'의 살림살이도 함께 좋아질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기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90.53달러를 기록해 올 초 대비 18% 급등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라 정유시장 흐름을 더 신중하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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