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법 개정, 야당 협조 쉽지 않을 전망산업은행 임직원 한숨 돌렸지만 결과 미지수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두기 위해선 '산업은행의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한다'(제4조1항)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산업은행 본점 이전이 윤석열 정부 공약인 만큼 야당이 쉽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리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이 압승할 것으로 보이며 산업은행 본전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산업은행 노동조합 및 임직원들은 우선 한 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산업은행 이전의 근간인 산업은행법 개정은 여소야대였던 21대 국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 조차 넘지 못했다. 특히 여당 간사 측에서 개정안 통과를 위해 산은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현재 산업은행 임직원과 노조는 "대통령과 여당은 산은 본사 이전이 공약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소통을 단절했다"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측은 '정책기관은 정부 기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 내부 혼란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산업은행 노조는 총선 전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라 타당성 검토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실제 앞선 2년간 산은 노조는 부산 이전 타당성 TF(태스크포스)를 만들 것을 제안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정부의 일방통행을 질타했다.
이에 산업은행 노조가 직접 이전에 대한 타당성을 의뢰한 결과,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향후 10년간 국가 손실이 15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한국재무학회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재무학회는 ▲동남권에 절대적으로 적은 거래처 ▲기존 고객 거래 중단 ▲신규 형성 딜(deal)에서 배제 ▲인력 이탈로 인한 금융 전문성 약화 등을 수익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신규 사옥 설립 ▲주거 공급 및 정착 지원비 ▲퇴직금 및 인력 충원 ▲업무구조 재·개편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가 맞물리면서 손실은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산업은행 협업기관과 고객의 83.8%가 부산 이전을 반대했다. 협업기관은 "긴급한 주주간담회, 정부기관 총회나 투자IR은 전날 밤에 잡히기도 하는데 물리적 거리가 먼 부산까지 가서 딜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번 22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되면서 당분간 산업은행법 개정은 묘연해 보인다. 다만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마냥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향후 결과를 단정하기는 힘들다. 산업은행 노조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대통령 공약이더라도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만약 법적 근거 없는 이전 행보가 이뤄질 경우 총파업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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