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상승으로 원자잿값 상승 등 우려주변국 추가 발주 감소 등에 해외수주도 '빨간불'지정학 리스크에 美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한 후 우리 기업들이 받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업계에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이 보복 공격하기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2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만약 이스라엘의 보복이 강행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장기간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3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국제 원유 운송량의 20%를 감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큰 영향은 없지만 가뜩이나 건설 자잿값이 높아 압박이 심한 상태인데 장기화해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자잿값이 더 치솟으면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름값 상승은 운송비 등 부담을 늘려 물가를 들어 올리는 요인이다. 정부가 이달 말로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25%·경유 37%)를 6월 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특히 정부가 원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에 따른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지정학적 상황으로 문제 해결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현재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공공공사의 적정 공사비 반영을 위해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가도 오르는 상황에서 자잿값과 인건비도 오르면서 기재부도 공사비와 관련해 상당히 전향적으로 돌아섰다"며 "꼼꼼하게 근거를 갖기 위해 3개월 정도 TF를 꾸려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7개월 만에 1370원대를 넘어서는 등 1400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영향이다.
아울러 중동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해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던 건설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이스라엘이나 이란에서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공사 규모는 미미하나 확전 시 주변국에서의 공사 지연이나 추가 발주 감소,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의 피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본격화 될 경우 해외건설 수주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의 연간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20년 351억달러를 시작으로 4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겼다. 특히 2022년과 지난해는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글로벌사업본부 내 아중동·유럽실에서 이란-이스라엘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기업 피해는 없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연락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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