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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유도무기 명가' LIG넥스원, 매출 2조원 시대 '활짝'

산업 중공업·방산 밸류업 K방산

'유도무기 명가' LIG넥스원, 매출 2조원 시대 '활짝'

등록 2024.05.02 07:26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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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하자 유도미사일 특수 '수혜'유도무기 매출 비중 '절반'···중동 찍고 미국 수출 '정조준''내수→수출', '방산→민수' 전환점 맞아···대규모 '집중 투자'

'유도무기 명가' LIG넥스원, 매출 2조원 시대 '활짝' 기사의 사진

'유도무기 명가' LIG넥스원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50년 방위산업 외길 인생을 걷는 품질·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수출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2조원' 시대를 활짝 연 LIG넥스원은 여세를 몰아 유럽, 중동뿐 아니라 방산 강국인 미국 수출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군수·내수 시장 탈피라는 다음 스텝도 준비하고 있다.

2년 연속 매출 '2조원'···해외 수출로 성장 한계 극복


방산 한우물만 판 LIG넥스원은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통해 국내 방산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LIG넥스원은 안정적 수주를 바탕으로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조3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4.1%, 17.2% 늘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동안 LIG넥스원은 일찌감치 민수 사업에 진출한 다른 방산업체들과 달리 국가사업인 방산 한 우물을 판 탓에 성장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그랬던 LIG넥스원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매출 대부분을 국내 방산 수주에 의존하던 LIG넥스원이 전쟁 특수를 누리며 글로벌 영토 확장의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것이다.

2021년 4.5%에 불과하던 해외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말 15.5%까지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개선되긴 했으나 지난 2022년 폴란드와 대형 계약을 터뜨리지 못해 다른 방산업체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국제 정세 불안으로 각국의 유도미사일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 하에 장거리공대지 유도무기와 장사정포 요격 체계 등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하는 LIG넥스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2021년까지만 해도 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됐던 수출길이 2022년을 기점으로는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천궁-Ⅱ 연이은 '수주 잭팟'···美 시장에 거는 기대


LIG넥스원의 사업 부문은 크게 유도무기(PGM), 감시정찰(ISR), 항공·전자(AEW), 지휘통제(C4I) 등으로 나뉜다. 이중에서도 유도무기 명가답게 지난해 유도무기 사업에서만 1조1421억원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특히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최근 연이어 역대급 수주 잭팟을 터뜨리며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렸다. 천궁-Ⅱ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4조62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사상 첫 수출길이 열렸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4조25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LIG넥스원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9조5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LIG넥스원이 올해도 중동 추가 수출 물량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라크가 천궁-II 신규 도입을 저울질 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도 국토 면적을 고려하면 24~30포대까지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에 따라 국내 유도 미사일 체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라크, 말레이시아 등이 천궁Ⅱ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사우디는 천궁Ⅱ 추가 도입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 기세를 몰아 LIG넥스원은 중동·유럽 뿐 아니라 방산 강국인 미국 수출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유도로켓탄 '비궁'을 전면에 내세운 LIG넥스원은 이미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3차례의 성능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올해 2차례의 추가 테스트를 모두 통과하면 비궁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첫 한국산 무기가 된다.

이 연구원은 "오는 7월 미국과 비궁 수출을 위한 4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으로, 해당 테스트까지 통과한다면 수출 가능성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3차까지의 테스트 결과는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전세계 안보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유도무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성장이 담보돼 있다"며 "UAE, 사우디에 이어 루마니아, 미국도 의미있는 규모의 수주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국산 중거리 요격 체계 천궁-Ⅱ. 사진=LIG넥스원 제공국산 중거리 요격 체계 천궁-Ⅱ. 사진=LIG넥스원 제공

'내실탄탄' LIG넥스원, 외형 성장 본격화


이제 LIG넥스원은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노린다. LIG넥스원은 최근 5개월 간 7000억원에 육박하는 공격적 투자에 나서면서 외형확장에 나섰다. 6년치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군수 시장 탈피'라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시작은 미국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인수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2월 3149억원을 투자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로봇 군견'을 미군과 영국군에 공급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는 서울 용산공원이 공개될 때 대통령실 경비용으로 투입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방산 외길만 걷던 LIG넥스원은 로봇 사업을 통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외형 성장을 위해 방산·민수 '투트랙 전략'으로 매출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LIG넥스원의 인수는 선제적인 기술 투자 및 사업 아이템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4족 보행로봇은 단순히 군사용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로봇 플랫폼으로서 민수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용이 기대되는 로봇 유형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소식이 들려온 직후 LIG넥스원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그만큼 시장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LIG넥스원은 이달 3000억원을 투자해 경기 성남시 세종연구소 토지와 건물을 취득하기로 결정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인 연구개발(R&D)에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말 기준 LIG넥스원 전체 임직원 4284명 중 R&D 관련 인력이 2464명으로 57.5%에 달해 ,단일 방산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의 연구 인력을 보유했다. LIG넥스원은 이번 투자를 통해 첨단 미래기술 연구개발 인프라와 자연친화적인 스마트 근무환경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투자가 비용 부담을 수반하지만, LIG넥스원은 영업 실적 개선과 원활한 선수금 유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번 투자 결정을 계기로 증가하고 있는 국내외 연구개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증가한 R&D 인력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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