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 발표 세미나 진행토론서 기업들은 '주주환원·공시 부담감' 토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은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기업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 발표 후 투자자와 상장기업, 학계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투자자 대표로는 국민연금·JP모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기업은 CJ제일제당·고영테크놀러지, 학계에선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밸류업 계획을 통해 ▲자율성 ▲미래지향성 ▲종합성 ▲선택과 집중 ▲이사회 책임 등 5대 핵심 특징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다. 기업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밸류업 계획 작성 방법과 관리주체, 공시 방법 등의 상세 내용도 제시됐다. 기업은 밸류업 계획 작성시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등을 목차별로 제시해야 한다. 전략·재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은 오는 9월, 연계 ETF 상장은 12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밸류업 계획 수립·공시에 참여할지는 전적으로 기업의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자율적 시장 압력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것이 주된 의의"라며 "일각에서는 패널티가 없어 실효성을 우려하지만, 막상 엄격한 패널티를 부여하면 형식적 공시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실장은 "기업들에게 건전한 시장 압력을 유도해 기업들이 진정성있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유도한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기관투자자, 학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지만, 기업은 밸류업 계획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토론에서 유가증권시장 대표로 참여한 천기성 CJ제일제당 재경실 부사장은 "결국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환원할 것인가, 투자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주주환원에 대한 부분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 부사장은 "CJ제일제당처럼 제조 업종은 설비유지와 보수, 신규 증설 이런 투자들이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다"며 "국가전략기술이나 신성장 원천 기술, 설비, R&D 등 투자가 진행돼야 하는 부분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PBR(주당순자산가치)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와 같은 특정 지표에 너무 매몰되면 불필요한 낙인 효과가 생길 수 있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보고서를 통합하려는 노력도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 부사장은 "연간 4번의 사업보고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2026년부터 추가될 ESG 보고서가 있는데, 여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까지 공시하고 평가받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자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강제성이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현수 고영테크놀러지 경영기획실장은 "우리는 저PBR주에 해당하지 않지만, 밸류업 계획은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있다고 본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과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 구분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실장은 "참여하는 기업들은 선한 기업, 훌륭한 기업이 될 테지만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기업들은 어떻게 보지 의문"이라며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에 잘해보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 특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봤다. 박 실장은 "코스닥에는 도전적인 시장에서 고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상당한 투자로 고성장을 추구해야 하는데 주주 환원을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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