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밸류업 가이드라인···자율·미래지향·이사회 책임 강조

'자율성·미래지향·종합성·선택과 집중·이사회 책임' 강조

밸류업 계획 작성 방법 제시, 전략·재무 부서가 담당해야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가 공개됐다. 지난 2월 밸류업 지원 방안들이 대략적으로 공개된 것에 비해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업들의 밸류업 계획 작성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기업과 투자자 등 시장관계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2일 금융위원회는 기업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계획을 통해 기업은 ▲자율성 ▲미래지향성 ▲종합성 ▲선택과 집중 ▲이사회 책임 등 5대 핵심 특징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밸류업 계획 수립·공시에 참여할지 여부는 기업의 자율이다. 어떤 지표를 중심으로 서술할지, 향후 몇 년을 시계로 계획을 세울지 등 작성 내용도 자율에 따른다.

기업이 기존에 수행하던 공시는 발생한 재무상태, 감사결과, 계약체결 등 사실·결과와 증·감자 및 투자활동의 결정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밸류업 계획은 과거, 현재와 함께 중장기적 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 계획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밸류업 계획은 기업의 정보를 종합한 '종합 보고서'의 성격이 있다. 사업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주요경영사항공시 등에 산재된 기업정보를 모은 것으로, 종합적·입체적 시각으로 현황을 진단하고 목표·계획을 수립하여 기업의 현재 모습과 미래상을 주주 및 시장참여자에게 제시할 수 있다.

모든 사항을 열거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업종, 사업구조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해 사업에 의미가 크고, 주주 및 시장참여자와 소통할 필요가 있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걸 지향한다.

아울러 밸류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사회 심의나 의결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다만 계획의 신뢰 등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밸류업 계획 작성 방법과 관리주체, 공시 방법 등의 내용도 제시했다.

기업은 밸류업 계획 작성시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등을 목차별로 제시해야 한다. 기업의 사업·경영계획 등을 포함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략·재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중심이 되어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기업 이사회는 경영진이 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이사회의 보고·심의·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아울러 공정공시 대상이 되는 예측정보가 상당수 포함되므로 특정인에 대한 선별적 제공, 홈페이지 공개 등에 앞서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먼저 공시해야 한다. 연 1회 등 주기적인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 공시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밸류업 공시가 의무는 아니지만, 공시 이행을 성실히 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금융위는 "밸류업 계획의 목표 및 계획과 임직원 보상체계를 연계하는 계획을 마련한다면 기업의 추진의지를 강조하고 임직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융위가 공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차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투자지표 비교공표, 이사회 및 공시담당자 대상 안내·교육 프로그램,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영문번역 지원 등도 함께 개시된다. 한국거래소는 지역소재 기업 대상 찾아가는 릴레이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ETF 상장은 올해 3·4분기에 각각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