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밸류업 '앞장' 선언에도···금융지주 릴레이 공시 '미온적'

KB금융 27일 4Q 밸류업 예고공시···"적극 참여 의지"

신한·하나금융은 예고공시 미정···"다양한 방법 고민"

우리금융 "하반기 공시"···당국 인센티브 등 유인책

4대 금융지주 .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KB금융지주가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공시를 예고한 가운데 나머지 금융지주들도 밸류업 등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밸류업 참여에는 이견이 없으나 KB금융처럼 앞장서 공시하는 것에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KB금융은 지난 27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올해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예고 공시했다. 4분기 공시에는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관련 가이드라인에 맞춘 KB금융의 현황, 향후 목표 설정, 계획 수립과 이행 평가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국내 최초의 예고 공시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다. KB금융은 이를 위해 사외이사 및 계열사 대표는 물론 외부 시장 전문가와 함께 한국 은행주의 저평가 원인과 투자자 의견을 공유했다.

KB금융은 "자사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견실한 이익 체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 여력이 높은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손꼽힌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은 KB금융이 밸류업 대표주에 걸맞은 기업가치 증대 의지와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런 결과가 반영돼 주가는 연초 대비 43.5%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린 만큼, 밸류업 모범생으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시행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기업은 현황 진단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 계획을 담고 이행 평가 및 소통 계획 등을 작성한 문서를 자율적으로 공시하면 된다. 예고 공시도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함께 마련됐지만 금융지주들의 참여도는 높지 않았다.

신한·우리·하나금융은 KB금융의 행보에 주목하면서도 빨라도 하반기에 시행될 밸류업 프로그램을 벌써 확정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신한금융은 "KB금융과 같은 예고공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며 "다만 기업 밸류 프로그램에 맞춰 자율 공시를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방법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예고공시 참여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며 투자자들과 소통을 통해 적절한 가치 제고 방향을 찾아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역시 예고 공시 없이 하반기에 곧바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제시했다. 밸류업 지수 등은 기업의 자발적인 공시를 바탕으로 정해지는 만큼 공신력을 위해서라도 참여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은 기업이 각자 특성에 맞게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것"이라며 "인센티브 제공 등 밸류업 성공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