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호 CSO·윤나리 전무 "'GI-102·엔허투' 병용 효과 확인"연구데이터 특허 출원···"고용량도 안전, 면역세포 6배 올려"빅파마 제품과 약물 섞는 '코포뮬레이션'도 검토, 특허 연장 유리
특히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서 블록버스터 ADC 항암제인 '엔허투'와 GI-102 병용요법에서 우수한 종양성장 억제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 이 데이터를 기초로 특허 출원에 나섰다.
지난 4일(현지시간) 'ASCO 2024' 일정을 끝낸 뒤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USA) 현장에서 만난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CSO와 윤나리 임상중개전략 부문장(전무)은 "ASCO에서 GI-102 기술이전 관련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탑10에 속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을 진행했고, 연내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가 성공한다면 다른 바이오벤처들에게도 힘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성 있는 혁신신약개발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면역세포 타겟해 부작용 없이 PFS ↑···입원 없이 투여 가능
ASCO는 세계 3대 종양(암)학회 중 하나로,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5일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포스터를 통해 'GI-102'의 1·2a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GI-102는 'CD80'과 변이형 '인터루킨(IL)-2'의 융합단백질(CD80-IL2) 약물이다. 다른 IL-2 기반의 파이프라인인 'GI-101'보다 조절T세포를 강하게 억제한다.
IL-2는 강력한 항암 효능을 가진 물질이지만 전신 부작용 등의 문제로 상용화된 제품이 많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아낸 최초의 IL-2 기반의 항암제는 노바티스의 '프로류킨(알데스류킨)'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한 이번 1·2a상 데이터의 핵심 중 하나는 고용량(0.45mg/kg)에서 면역세포 수를 투약 전후 6배로 늘리면서 경쟁약물(프로류킨)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크게 확대한 점이다.
윤 전무는 "승인 받은 다른 약물들은 단독요법에서 림프구를 2배 정도 증식시키다보니 PFS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3배 이상부터는 PFS가 확 올라간다"며 "우리는 6배까지 올렸다. 이렇게까지 (림프구 수를) 많이 늘린 약은 없었다. 중요한 건 클리니컬 베네핏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인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I-102는 타겟팅이 잘 된다. 면역세포만 달라붙어 세포를 잘 불린다"며 "원숭이 실험에서 보면, 일반 IL-2 약물을 1회 투여할 경우 체중이 20% 줄지만 우리 약물 조합(CD80+IL-2)으로 투여하면 체중이 유지된다. 기존 IL-2를 쓸때 와 CD80을 합쳐서 썼을 때 결과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또 "용량 제한도 없어서 충분한 투약 용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기존 약의 2배 이상인 0.45mg을 썼다. 반감기도 기존 약은 5분이지만 우리는 23.5~46.0시간이나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체내에 오래 머물면서도 부작용은 발열, 오한정도다. 기존 IL-2 약물은 독성 때문에 중환자실에서 맞아야 하는데 우리는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전통적인 IL-2 약물과 다르다는 평가다"라고 부연했다.
실제 중증(Severe)으로 구분하는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률은 프로류킨의 경우 투약 환자 95%가 중증 이상반응을 나타냈지만 GI-102 투여군은 37.1%에 불과했다는 것이 윤 전무의 설명이다.
유효성도 확인됐다. 특히 전이성 흑색종에서 7명의 환자 중 3명(43%)이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다. 경쟁 약물은 9~12% 수준으로 알려진다.
표준치료에 모두 실패하고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있거나 불응한 말기암 환자에서는 5건의 임상적 부분관해(cPR)를 확인했다.
병용시 ADC 부작용 잡아···약물 섞는 '코포뮬레이션' 전략 검토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GI-102는 다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중에서도 최근 차세대 약물로 주목 받고 있는 'ADC'와 병용요법 가능성이 제시되며 GI-102에 대한 빅파마들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장 CSO는 "화학항암제는 ORR을 올린다는 특징이 있지만 IL-2의 독성 문제 때문에 병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병용시 전체생존율(OS)까지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며 "ADC도 화학항암제라 혈구감소증 이슈가 있는데 GI-102가 면역세포를 올려준다. GI-102와 엔허투를 병용한 동물실험에서 클리어한 시너지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12일 기준 회사는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서 GI-102 단독투여 및 엔허투(ADC) 단독투여 대비 GI-102와 엔허투 병용시 우수한 종양성장 억제 효과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회사는 정맥주사(IV) 방식의 GI-102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GI-102의 SC 제형은 IV 제형 대비 생체이용률(BA)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CSO는 "SC제형은 면역항암제의 트렌드가 됐다. 많은 항체의약품들이 SC제형으로 바뀌고 있어서 우리가 목표하는 건 글로벌 블록버스터와 병용 또는 두 개의 약을 섞는 코포뮬레이션(co-formulation) 하는 것"이라며 "현재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 중인데, 면역세포 수에 따라 OS가 달라지다보니 GI-102를 통해 면역세포를 늘리는 니즈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병용 임상에서 효능이 확인되면 코포뮬레이션도 논의해보려고 한다. 특허 연장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달 FDA로부터 'GI-102'의 SC 개발과 화학항암제·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추가한 임상 1/2상시험계획을 변경 승인받은 바 있다. 또 IV로 연구 중인 GI-102의 단독 임상 2상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화학항암제와의 병용요법도 진행하고 있다.
기술이전으로 흑자전환, 'GI-301' 마일스톤 기대감도
장 CSO는 "이번 글로벌 기업들과의 미팅을 통해 우리의 과학적 가치가 크게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으로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 중요하긴 하지만 적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회계상 적자여도 이는 모두 투자비다. 유한양행과 일본 마루호에 기술이전하며 개발비용을 최소화했다면, 올해는 GI-102 기술이전으로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처럼 열심히 기술이전해 흑자 전환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사가 유한양행과 일본 마루호에 기술이전한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의 임상도 순항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20년 유한양행에 일본을 제외한 GI-301(YH35324)의 글로벌 판권을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했으며 현재 국내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일본 마루호에 약 2908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규정 변경으로 임상1상을 건너뛰고 바로 2상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마일스톤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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