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이 테마별 종목에 석유·식음료株 등 수급 집중'포모' 뚜렷한 반도체···SK하이닉스 이틀 연속 신고가"테마·업종 간 빠른 순환매가 신용거래융자 규모 키워"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1718억원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시장이 10조9487억원, 코스닥 시장이 9조22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13일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9월25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신용거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잔액 규모가 커질수록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이 많다는 의미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이용된다.
국내 증시는 올해 1월 바닥을 찍고 반도체 업황 개선과 바이오 기술 수출, 정부의 밸류업 지원 기대 등으로 상승세다. 지난달부터는 '대왕고래' 관련 석유·가스주, '불닭 신화' 삼양식품을 필두로 한 식음료 종목들이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용거래 잔고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에는 전기가스업(55.14%)과 음식료품(15.5%) 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반도체 종목에선 '포모 증후군'에 따른 추격 매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포모는 나 혼자 흐름에서 뒤처지거나 돈 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서는 현상을 가리킨다.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는 전날 23만4500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 초(14만2400원) 대비 63.97% 오른 수치로, 미국 대형 기술주발 인공지능(AI) 투자 훈풍에 수급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를 키운 건 빠른 순환매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작년 9월 수준을 지나 종전 최고점(20조6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며 "최근 동해 석유, 재생에너지, 음식료, 화장품 등 테마·업종 간 빠른 순환매가 나타난 점이 신용융자의 가파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빠른 순환매로 인한 주가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 투자자들이 손해 보지는 않지만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증권사들이 주식을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이 경우 반대매매로 쏟아져나온 물량이 주가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투자가 나쁜 건 아니지만, 주도주 없이 순환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크다"며 "현재로썬 특정 업종에 집중하기보다 눈높이를 낮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point@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