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훈풍에 빚내서 투자하는 규모 늘어자칫 증시 낙폭 키우는 뇌관될 수 있어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2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9조원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달 24일(18조9912억원)보다 2773억원 늘어난 수치다.
빚투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 기간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2377억원에서 10조1866억원으로 0.50% 줄어든 반면, 코스닥이 8조7686억원에서 9조38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신용거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잔고 규모가 커질수록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이 많다는 의미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이용된다.
이는 국내 증시가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 1월 말 2497.09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기지개를 켜더니 이날(2727.21)까지 9.22% 증가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보험·증권·지주 등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이 주목받아 움직이고 있다.
주식 등 증권을 증권사에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 규모는 19조8984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20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주식에 투자되는 대출 자금이 상당한 셈이다. 투자자들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다시 주식을 사기 때문에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으로도 빚내서 투자하는 자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을 전부 더하면 빚투 규모는 39조원에 달한다.
최근 확대된 빚투가 국내 증시 낙폭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 투자자들이 손해보지는 않지만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증권사들이 주식을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이 경우 반대매매로 쏟나져나온 물량이 주가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를 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반드시 나쁜 건 아니"라며 "상승장이고 투자하는 종목이 괜찮다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만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기에 투자자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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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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