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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우리은행, 횡령사고 반복에도 이사회 위원회 평가 '최우수'

금융 금융일반

우리은행, 횡령사고 반복에도 이사회 위원회 평가 '최우수'

등록 2024.07.02 08:57

수정 2024.07.02 15:49

이지숙

  기자

"내부통제 지적에도 우수한 자체 평가···신뢰도 하락" 지주 이사회 역량 강화할 때 은행은 오히려 축소해 우리금융 BSM 구분 7개→12개, 우리은행 7개→4개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이사회 역량을 분석·공시하는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를 세밀화한 데 반해 우리은행의 경우 반대로 대폭 간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BSM 간소화에 이어 최근 대규모 횡령으로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진 와중에 이를 감시해야 하는 이사회 내 여러 위원회에도 '최우수'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대폭 축소해 공시했다. 우리은행 '2023 ESG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3월 말 기준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금융·경영·경제 ▲재무·회계 ▲법률·규제 ▲디지털·IT 등 4가지로 구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금융 ▲경영 ▲경제 ▲재부 ▲법률 ▲규제 ▲디지털·IT 등 7가지로 이사들의 전문성을 세세히 구분했던 것 대비 매우 간소화된 것이다.

이는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모습과 반대되는 행보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의 경우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경제 ▲재무 ▲금융 ▲회계 ▲법률 ▲ESG ▲산업 등 7개 분야를 기준으로 이사회의 전문성을 평가했다. 2024년 3월 기준으로 공개된 BSM의 경우 구분 항목이 ▲보험업 ▲증권업 ▲VC(벤처캐피탈) ▲리스크 ▲디지털 ▲언론정보 등이 추가돼 총 12개 항목으로 늘어났다.

또한 사내이사의 BSM를 함께 공개하는데 반해 우리은행의 경우 사외이사의 BSM만을 공개하고 있다. 실제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금융 ▲경제 ▲ESG에 전문성을 갖췄다고 공개한데 반해 우리은행은 사내이사인 조병규 은행장과 양형근 상임감사위원의 역량 진단표를 공시하지 않았다.

기업은 BSM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능력, 자질, 다양성 등을 파악해 이사들에게 필요한 교육 및 지원책을 모색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다수의 상장업체들이 BSM을 도입해 이사회 역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BSM를 활발히 도입하는 추세다. 투자자들도 BSM를 통해 이사회 역량 구성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

우리금융도 최근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BSM을 바탕으로 금융회사 경영에 적합한 전문성과 자질을 고려하고 이사 상호 간의 전문성이 최대한 융합되도록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로 지금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아무래도 금융지주가 모든 계열사를 포괄해 ESG 관련 공시를 하다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공시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은행의 ESG 보고서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른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의 경우 반복되는 횡령사고에도 이사회 각 위원회 평가를 '최우수'로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본점 기업개선부 소속 B씨가 8년 동안 걸쳐 약 700억원을 빼돌린 사건이 발생한 2022년에도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모두 최우수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도 모든 위원회가 최우수 평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와중에 우리은행은 최근 경상남도 김해 지점에서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이 횡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직원 A씨는 올해 초부터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횡령했고 이를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 6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ESG가 보편 타당한 하나의 지침 가이드라인이 되며 기업들이 ESG 평가요인을 경영에 중요하게 반영하게 됐는데 이 등급이 높다고 실제로 기업가치가 높은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경우 횡령사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내부통제 부실이 지적됐고, 금융당국이 조직문화 변화 필요성까지 꺼내들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내부적으로 지배구조에서 높은 평가를 내리면 결국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재발한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제도상 문제가 있었는지 살피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은행·금융지주 릴레이 면담의 일환으로 우리은행 이사회와 면담을 갖고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에 관련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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