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직 대표 국내 첫 간담회···송도 1공장 착공 2027년 가동, 美 공장 노하우·인력 통해 시너지 "풀가동시 매출 7000억원, 2030년 1.5조원 도약"
3일 롯데바이오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오전 11시 송도 바이오캠퍼스 착공식을 개최한다.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원직 대표이사를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정일영 인천연수구(을) 국회의원,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 내빈 300여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는 롯데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앤웰니스' 부문 핵심 사업체다. 신 회장의 장남인 오너 3세 신유열 전무가 국내 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등기임원을 달았을 만큼 지주사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6월 공식 출범 이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두 번째 스텝은 송도 바이오 캠퍼스 구축으로, 총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6만1191평(20만2285.2㎡) 부지에 각 12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3개를 짓기로 했다.
그 중 첫 삽을 뜬 곳이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인 1공장이다. 1공장은 오는 2026년 1분기 완공 이후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 2027년 본격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원직 롯데바이오 대표이사는 1공장 착공을 기념해 전날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착공은 롯데바이오가 글로벌 시장 내 K-바이오의 새로운 기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탑10 CDMO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회사가 송도에 생산거점을 두는 이유는 이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바이오기업들이 양성된 차세대 바이오클러스터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송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은 88만ℓ로, 단일 도시 기준으로는 최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해외 거대 클러스터인 미국 샌프란시스코(34만ℓ)와 싱가포르(21만ℓ)를 훌쩍 넘는다. 현재 60만4000ℓ의 생산 역량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는 5공장을 추가로 짓는 중이다. 이 공장의 공정률은 64%로, 내년 4월 준공이 목표다.
또 송도는 경제자유구역으로 투자유치에 유리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지리적으로 바이오 원부자재 수출입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세대·인천대·가천대·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대학·연구기관이 입주해 있어 연구 인프라도 충분하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바이오는 물론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 마크로젠 등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들이 송도로 몰리는 추세다.
정우청 EPC(설계·조달·시공) 부문장은 "송도를 첫 번째 사업장으로 선정한 이유는 물류 인프라와 보급 인재 확충을 위해서다. 인천항이 직면에 있어서 원자재 수입과 제품 출하 등이 용이하고 인재 확충 측면에서도 수도권과 가장 인접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바이오는 CDMO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1공장을 포함한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가 가능한 최신 디자인으로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총 5층 규모로 지어지는 1공장에는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을 추가하고, 총 8개의 1만5000리터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도 구비한다. 아울러 고역가(High-Titer) 의약품 생산을 위한 3000리터 바이오리액터도 구성한다. 특히 고역가 제품은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 부문장은 "최근 고역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1만5000리터 바이오 리엑터 세포주 배양의 중간 단계에 활용되는 3000리터 바이오리액터를 자체적인 본 배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별도의 고역가 설비를 구축하는 것과 대비해 유연한 생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주요 타깃 고객층인 글로벌 빅파마들의 경영 추세를 반영해 캠퍼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절감과 재활용을 위한 설비를 투자하는 등 ESG도 고려했다. 태양광 패널 설치,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설계에 반영해 공조 설비의 냉방 50%, 난방 70% 이상의 열재활용이 가능하다.
생산설비 역시 글로벌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높은 수준의 기기 및 원부자재를 도입하고 스마스 IT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를 기반으로 공장 효율과 품질 수준을 극대화하고 밸리데이션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미국 시러큐스 공장 노하우와 인력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러큐스 공장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 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해진다.
유형덕 사업증설부문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GMP 승인 경험을 갖춘 시러큐스 캠퍼스의 우수한 인력은 롯데바이오의 큰 강점"이라며 "송도와 시러큐스 양 캠퍼스 인적자원간 교차협업을 통해 송도의 조기 전력화를 목표로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공장에서는 460명 정도의 인력이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10~20년 정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현재 (국내 직원들과) 순환 근무를 통해 양쪽에서 공장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며 "송도공장에서 근무하고 싶은 직원들도 나오고 있어 전문화된 인력풀도 충분히 구성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며 "향후 송도 바이오캠퍼스가 조성되면 대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송도와 ADC 설비를 갖춘 시러큐스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강주언 사업기획부문장은 "롯데바이오는 법인 설립 8개월만에 시장진입 후 인수와 신규건설 투트랙 전략을 활용해 당사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며 "송도 바이오캠퍼스 조성 과정에서 산업 전반에 걸쳐 약 3만7000명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 유발 효과와 7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오는 2030년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통해 매출 기준 글로벌 탑10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7년 1공장 가동을 시작하더라도 정상적인 가동률을 확보하는데 4~5년이 소요된다. 램프업 기간의 가동률은 공개할 수 없지만 풀가동시 1공장 매출은 7000억원,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할 것"이라며 "2030년엔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내 글로벌 탑10 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바이오기업들의 송도 이전 시기가 내년 하반기로 몰려있고, 한층 확장된 시설들이 새롭게 들어서는 만큼 대규모 인적 이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도 약 1000명 규모의 추가 인력 확보를 위해 매달 신입·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어느 직무든 누구나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인턴십',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 내 '롯데바이오로직스 아카데미반'(롯데반) 교과과정 운영 등을 통해 인재를 선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전 임직원이 대상이 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계열사 내에서 기업 상장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롯데그룹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적으로 스톡옵션은 특정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 대표는 뺏고 빼앗기는 인력 쟁탈전 발생 가능성에 대해 "인력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건 좋은 일이다. 굳이 그 일을 막을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복지 차원에서 스톡옵션 제도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임직원들의 보상이 결합돼 있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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