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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한미 모녀, 신동국 회장과 돌연 합심···"어른으로서 내린 대승적 결단"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한미 모녀, 신동국 회장과 돌연 합심···"어른으로서 내린 대승적 결단"

등록 2024.07.03 19:07

수정 2024.07.04 07:34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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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모녀 지분 6.5% 매수···우호지분 절반 근접상속세 재원 마련으로 오버행 이슈도 해소"혼란 공감대 형성···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구축할 것"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 사진=한미그룹 제공한미그룹 송영숙 회장. 사진=한미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경영권 되찾기에 나섰다.

3일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이날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의 지분 6.5%(444만4187주)를 매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은 세 사람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약 35% 지분 외에도, 직계가족과 우호 지분까지 더해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48.19%)하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신 회장은 송 회장의 특별관계자에 포함됐다.

게다가 모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도 마련하게 됐다.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식 가치 평가를 방해했던 '오버행 이슈'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3월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부터)임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3월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부터)임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미그룹 오너일가는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이 지난 2020년 8월 타계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 주를 상속받았고, 이 과정에서 약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 부담을 안게 됐다. 이들은 상속세를 5년 동안 분할해서 납부하기로 과세당국과 합의했고, 2년 이상 납부를 마쳐 현재 약 2644억원이 남아있다. 이들은 약 700억원 규모의 3차 상속세 납부를 연말까지 미룬 상태다.

형제는 투자 유치를 위해 베인캐피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논의하기도 했지만 경영권 분쟁 소지가 남아 있어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약품그룹을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면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는 3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주가가 떨어져 지분 가치가 떨어지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은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반대매매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이에 시장에 주식이 대량으로 매물로 나오는 오버행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경영권 분쟁 당시 형제측에 섰던 신 회장이 돌연 모녀와 손을 잡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른쪽)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임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오른쪽)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임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앞서 두 모녀는 지난 1월부터 추진한 OCI그룹과의 통합을 두고 임종윤·임종훈 장·차남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12.15%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 신 회장이 형제 쪽을 지지하며 판세가 기울었고, 3월 한미사이언스에서 펼쳐진 주총 표 대결에서도 완패했다.

가족 간 분쟁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지난 5월 14일 임종훈 대표가 임원 인사, 투자유치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였던 송 회장을 해임시키고 단독 대표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이사회 미개최로 그룹의 주요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선임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이사회 일정 연기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지만, 송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송 회장과 신 회장은 '어른'으로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송 회장과 신 회장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이같은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지속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며서 "이번 계약을 전격적으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어떠한 외풍에도 굴하지 않는 건실한 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가족의 큰 어른으로서, 신 회장은 임성기 회장의 막역한 고향 후배로서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신 회장은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상호 보완하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의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존 오너 중심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편,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통해 경영을 시급히 안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룹측은 "대주주는 사외이사와 함께 참여형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한편, 회사의 투명성을 보다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한미의 위상을 다시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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