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사업 부문 인력 재배치 추진사내 공모···이달 말 완료 예정사측 "일정 맞춰 무리없이 진행"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XR사업 담당 직원들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XR사업 담당 조직 인원은 사업 전담 조직 및 연구개발 지원 인력까지 총 200여명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달 말께 사내공모를 통해 현재 지원 가능한 부서나 회사(계열사)에 대해 안내하고 해당 직원들로부터 1지망부터 4지망까지 신청을 받았다. 이미 재배치가 완료된 직원들도 있으며 나머지 인력에 대한 재배치는 이달 말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LG전자가 앞서 전담 조직을 해산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올 초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에 XR사업 담당 조직을 꾸렸다. 이후 지난 2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만나 XR 기기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면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LG전자는 결국 사업 속도 조절을 택했다. 6개월도 채 안 돼 내린 결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비전 프로'로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애플마저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LG전자 사업 노선 변경으로 담당 조직이 해체되면서 해당 조직에 소속됐던 직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커리어나 근무지 변경 등 인력 재배치가 되는 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이번 XR사업 담당 조직에는 과거 모바일사업을 담당했던 MC사업부 인력들 가운데 잔류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들도 투입됐으며 이들이 XR 사업 담당 조직의 약 20% 가량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C사업부 해체로 갈 곳을 잃어야 했던 일부 직원들이 이번엔 XR사업 담당 조직 해체로 또 다시 직무 변경 등을 겪어야 한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MC사업 철수 결정으로 해당 사업부 인력들을 재배치했던 바 있다.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위원장은 "XR사업 담당 조직 해체로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직무 배치나 생활 지역 변경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감이 가장 크다"며 "1~4지망까지 받고 있지만 결국 새로운 지역으로 발령받게 되면 생활권 자체가 달라지는 등 불이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과거 MC사업부 철수 당시에도 업무 연관성이 없는 곳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고 재배치 바로 다음 해는 성과향상프로그램(PIP)을 도입,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정리해고 수순을 밟았다"며 "갑작스럽게 업무가 바뀐 MC사업부 소속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MC사업부 철수 등 전례처럼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발생할 불이익에 대한 불안감이 잠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조는 이에 사측에 'XR사업철수노경공동대응위원회' 결성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며 해당 노조 역시 교섭대표노조는 아니다.
한편 사측은 이와 관련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이다. 담당 직원들에게는 사업 연기 결정 배경, 현재 상황 등 현황에 대한 공유도 이미 수차례 진행해왔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일정은 7월 말까지로 상당수 인원은 이미 배치가 완료되는 등 일정에 맞춰 잘 진행되고 있다"며 "담당 조직 인력은 대다수가 연구개발 관련 인재들로 회사 내부에서도 수요가 많은 포지션이다. 대부분의 인력이 지망하는 곳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