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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반도체 다시 온기 도는데···또 총파업 선언한 삼성전자 노조

산업 전기·전자

반도체 다시 온기 도는데···또 총파업 선언한 삼성전자 노조

등록 2024.07.02 15:24

수정 2024.07.02 15:26

정단비

  기자

노조, 8~10일까지 총파업 예고여러 차례 대화에도 입장차 여전반도체 경쟁 저해 우려 지적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5월 29일 파업을 선언했던 모습. 사진=김현호 기자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5월 29일 파업을 선언했던 모습. 사진=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노동조합 총파업이라는 암초에 다시금 맞닥뜨리게 됐다. 노사가 여러 차례 대화를 이어갔음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오는 8일을 기점으로 총파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선 파업 진행 당시 참여율 등을 감안했을 때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여전히 삐걱거리는 노사 간 관계로 인해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는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는 노사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손우목 전삼노 노조위원장은 지난 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늘부로 총파업을 선언한다"며 "합리적 쟁의권을 기반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며 요구한 사항들은 크게 4가지다. ▲노사협의회를 통해 발표한 2024년도 기본인상률(3.0%)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의 초과 이익성과급(OPI) 제도 기준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된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이다.

노사 양측은 올해 1월부터 교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지난달 초에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후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사후조정회의로 넘어가 지난달 18일, 21일, 27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조정 회의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

전삼노가 총파업을 선언한 1일 역시 사측의 대화 요청으로 오전 실무 미팅 진행, 오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신임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과 1시간 20분가량의 간담회 자리도 마련됐다. 이같은 여러 차례 대화에도 결국 노조 총파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전삼노 측은 "사후 조정 기간 동안 쟁의활동을 멈춰달라는 요구를 참고 들어주었음에도 사측은 6월 13일 이후 사후 조정 2주 동안 우리의 요구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의 평화적인 쟁의행위는 무의미하다"며 "이번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경영 손실의 책임은 전적으로 무성의한 교섭으로 일관한 사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조 총파업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삼노 조합원은 이날 기준 2만8443명인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의 약 23%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지난달 7일 첫 파업 때에도 참여율이 높지 않았던 데다 이번 파업은 '무임금' 파업이라는 측면에서 참여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진행됐던 첫 파업 당시에도 참여율이 낮았고 오는 8일 파업은 하루 임금을 포기하고 해야 하는 데 과연 얼마나 참여할지 의문"이라면서도 "총파업이 예고된 날짜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노사 간 대화 여지는 아직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반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노사 간의 갈등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은 업황 둔화 등의 영향으로 14조8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바 있다. 노사 갈등의 발단이 된 것도 사실상 이 때문이다. 작년 영업손실로 DS부문 직원들 OPI 지급률은 0%로 책정됐다. 이로 인해 DS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커졌고 전삼노 덩치도 불어나게 됐다는 점에서다.

올해 1분기는 업황 회복에 따라 가까스로 적자를 벗어나며 DS부문은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이 2분기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며 4~5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 예상하지만, 여전히 2022년(DS부문 영업이익 9조9800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

더구나 반도체 업황 회복의 주역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도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HBM 큰손인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로부터 HBM 공급받을 것"이라는 한마디로 '엔비디아향(向) 납품'은 시간 문제가 되긴 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SK하이닉스는 HBM3(HBM 4세대)의 경우 사실상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했고 HBM3E(HBM 5세대) 8단도 이미 양산 및 납품을 하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지난달 말 열린 경영전략회에서 AI, 반도체 시장 경쟁 우위를 가져가고자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중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는 투자 금액의 약 80%에 달하는 82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은 이제 겨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더구나 빠르게 변화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노사가 합심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노조가 또다시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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