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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BBC'로 자원 집중···큰 그림 그리는 최태원·최창원

산업 재계 미리보는 SK리밸런싱

'BBC'로 자원 집중···큰 그림 그리는 최태원·최창원

등록 2024.06.26 08:37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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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9일 경영전략회의 진행리밸런싱 방향성 가닥 잡힐 듯합병 등 그룹 대대적 변화 예상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그래픽=뉴스웨이 DB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그래픽=뉴스웨이 DB

SK그룹이 수술대에 오른다. 연이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을 다지고 체력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말 진행될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윤곽이 좀 더 명확히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핵심 사업으로 삼았던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사업에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영전략회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채 진행된다. 최태원 회장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시장 점검,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해 현재 미국 출장길에 올라있어 화상을 통해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확대경영회의'로 불려 왔던 경영전략회의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하루에 끝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명칭을 바꾸고 일정도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다. 이틀간 진행될 경영전략회의에서는 SK의 근본 경영철학인 SKMS 정신을 되새기고 경영 현안들에 대해 다뤄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경영전략회의가 주목받는 데에는 SK그룹이 추진 중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한 방향성도 설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회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방향성이 정해질 때까지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후문이다. 그룹 내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는 지점이다.

변화 조짐이 감지된 것은 지난해 무렵부터다. 최태원 회장은 작년 10월 '2023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Sudden Death, 돌연사)'를 언급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위기감은 연말 인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당시 인사에서는 오랜 기간 최태원 회장과 호흡을 맞춰왔던 조대식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4인방'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기는 등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또한 그룹의 2인자 자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이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인 최창원 의장을 앉혔다.

최창원 의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은 이후 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에 들어갔다. SK그룹은 과감한 M&A 추진을 통해 외형을 키워왔지만 어떠한 계열사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수가 워낙 많고 중복된 사업도 다수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집계를 살펴보면 현재 기준 SK그룹의 소속회사수는 무려 219개에 달한다. 같은 기간 재계 순위 1위인 삼성은 63개, LG는 60개, 현대자동차는 70개로, 이와 비교하면 약 4배 가량 된다는 뜻이다.

더구나 지난해 그룹의 성적표를 보면 내실 다지기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매출, 영업이익, 순익 증가율을 기반으로 그룹 경영 성적을 분석한 결과 SK는 지난해 매출(전년 대비 감소율 10.3%), 영업이익(79.4%), 순익(94%) 등 경영 지표들이 일제히 역성장했다.

이에 결국 그룹에서도 지속가능한성장을 위해 '메스'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SK그룹의 포트폴리오 조정안과 관련해 다양한 관측들이 나온다.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만일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그룹이 이같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라 예측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SK온이다. SK온은 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이지만 그간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여러 차례 자금 수혈에도 좀처럼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온의 10개 분기 누적 적자만 2조5876억원에 달한다. 이번 리밸런싱의 궁극적 목표가 'SK온 일병 구하기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는 배경이다.

이 밖에도 SK에코플랜트와 SK머티리얼즈 산업용 자회사 합병, SK온과 SK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베트남에 투자한 지분(빈그룹, 마산그룹 등) 매각 등이 거론된다.

다만 최태원 회장이 이달 초 열린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리밸런싱도 해당 사업들에 방점을 두고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이노베이션(에너지), SK스퀘어(ICT), SKC(미래소재), SK디스커버리 등 중간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그룹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방안보다 합병 방안에 무게 중심을 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무리하게 계열사 매각을 진행할 이유가 없는 데다, 계열사 매각 시 SK그룹의 '재계 순위 2위'라는 지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려면 시장의 니즈도 있어야 하고 섣부르게 진행 시 헐값 논란 등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무리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리밸런싱이 SK그룹 내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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