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할인분양을 진행하는 시행사도 많습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때 가격이 내려가는 게 시장의 논리지만, 분양가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상황과 달리 할인 시 부작용이 크게 발생합니다.
일단 금액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 중에서 손에 꼽히게 큽니다. 그렇기에 할인 시 금액 차이가 매우 커질 수 있습니다. 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한 사람을 구분하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값에 분양을 받은 사람들과 할인가에 분양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분양 시행사와 입주민 간 분쟁도 많이 발생합니다. 갈등과 분쟁은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난달 전남 광양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기존 입주민들이 출입구를 막았습니다. 바닥에 드러누워 차량의 진입을 막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할인분양을 받은 세대의 입주를 막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할인분양에 반대하며 출입구를 막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구 수성구에서는 할인분양을 한 건설사 측에 분양 대금 일부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출입구에 철조망을 친 아파트도 있었습니다.
2014년에는 인천 영종하늘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할인분양 반대 시위를 하던 입주민이 분신해 목숨을 잃은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크고 작은 갈등이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요.
물론 갈등이 원만히 해결된 곳도 있습니다. 지난 5월 대구 수성구 시지라온프라이빗 아파트는 건설사가 기존 입주 가구에 9000만원씩 분양 대금을 반환하는 데 합의, 할인분양 분쟁을 매듭지었습니다.
할인분양 갈등의 가장 큰 문제는 예방이나 해결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할인분양 시 기존 계약자들에게 소급적용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을 수 있지만 시행사가 공매, 임대 등으로 처리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
할인분양하는 시행사와 반발하는 기존 입주민 그리고 할인분양을 받은 사람들까지 누구 하나 비난하기 어려운 상황.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할인분양 분쟁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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