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밀린 금융위 권위 되찾을지 여부 관심임기 1년 남긴 이복현···금융위로 무게감 쏠릴까금융권 평가 긍정적···"김병환 존재감 부각될 것"
금융권에서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금융당국 수장으로 임명된 만큼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동안 흐릿했던 금융위의 존재감이 다시 뚜렷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금융감독원의 '월권논란'이 화두에 올랐다.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활약에 가려져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임기 내내 이어졌다. 각종 현안을 놓고서도 '엇박자'를 내며 불협화음을 보이기도 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이 원장의 '금투세 유예결정은 굉장히 비겁하다'는 발언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정책 결정기관이 아닌 감독기관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금감원장의 이런 발언은 월권"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당시 금감원장은 공론화 등의 부분에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에 (이 원장이)했던 발언에 대해 제가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는 잘 조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껄끄러워졌다는 지적에 "기재부 1차관으로 근무했을 당시 그런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적으로 협력하며 같이 가야하는 기관이다. 금감원과 협력해 금융시장 안정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앞서 김주현 체제 당시와 비교해 김병환 위원장과 이복현 원장이 나이대가 비슷하고 서울대 선후배 관계인 만큼 다방면에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1971년생으로 이 원장 보다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배다.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금융사들도 금융위원장 교체로 지금까지 주도권을 갖고 있던 금융감독원의 위치가 변동될 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프렌들리한 성격으로 알려졌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인 만큼 부정적인 평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복현 원장이 과거 금융위와 금감원간 역학관계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다는 얘기도 있는 만큼 앞으로 김병환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내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이복현 원장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 약 1년 남은 만큼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에게 무게감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장 임기는 3년이지만 앞서 이를 채운 사례는 역대 14명의 금감원장 가운데 3명 뿐인 만큼 여전히 금감원장 교체설에 대한 불씨도 살아있는 상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김주현 전 위원장과 달리 김병환 위원장의 경우 현안이 있을 때는 확실히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복현 원장의 경우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만큼 다음 스텝을 준비하며 힘이 자연스럽게 금융위로 쏠리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원장이 지금까지 '월권'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감독권한을 넘어선 사안까지 발언을 서슴없이 한 것은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라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균형을 맞춰 가겠지만 이 원장의 입지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금감원의 독주였다면 앞으로는 금융현안에 대해 입장을 낼 때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이 사전에 협의·조율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 원장의 경우 추진력은 좋지만 성급한 발언으로 정책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공직 생활을 오래한 만큼 이 같은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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