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세론 속 방산·조선 수혜주···국방 강화·미·중 갈등 영향 방위비 증액 압박으로 낙수 효과 기대···'미국 우선주의' 우려도각종 친환경 정책 폐기 공언···미·중 대립각 속 국내 발주 늘어나
현재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우세론이 확대되면서 국내 방산업이 최우선 수혜주로 지목되고 있다. 호황기를 달리고 있는 조선업계 역시 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요동치는 美 대선판···방산주 강세 보이는 까닭
최근 요동치는 미국 대선판 속에서 국내 방산업계는 트럼프의 재집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안보와 외교 기조는 동맹국과의 관계·협력,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 혹은 완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연스레 방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하다. 특히 본격적인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진출을 앞둔 만큼 대선 향방에 따른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미국발 국방 강화 기조가 국내 방산업계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끝나지 않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 시 세계 각국이 국방비를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피습 이후 국내 방산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LIG넥스원은 15% 가까이 상승, 현대로템은 8% 이상 상승한 가격에서 거래되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 등 국내 주요 방산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은 3.3%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방력 강화를 강력히 주장해 온 트럼프의 당선 시 증가율이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트럼프는 유럽 지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 내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 비율 확대는 국내 방산업계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 분담 비율을 늘리는 동시에 방위력 유지를 위해 미국 외 국가로부터 무기 도입이 증가할 수 있어 국내 방산기업들의 유럽 진출의 기회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는 국방력 강화, 군인 지원, 국방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발 국방 강화 기조는 국내 방산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예고···'양날의 검' 될까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국내 방산업계에 '양날의 검'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거세다.
현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보다 자국 중심의 방산 공급망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한·미 방산 협력 후퇴가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발목을 잡혀 미국과의 무기체계 공동개발, 방산 공급망 진입 등 최근 추진 중인 방산 협력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끝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단, 혹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경우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 방산 수출 역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이 종료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될 경우에도 탄약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둔화·정체될 수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UAE 등 바이든 정부가 인권 침해국으로 지정한 국가들에 대한 수출 통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중동 시장을 둘러싼 미국 업체와의 경쟁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윈은 "트럼프 정부 집권 시 미국이 자국 이기주의와 고립주의로 선회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방산 수출 측면에서도 중동 등의 지역에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수출 전략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조선업계 '수혜'···친환경 정책 폐기에 쏠리는 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수혜가 예상되는 또 다른 업종으로는 조선업계가 있다. 트럼프의 재선이 현실화되면 친환경 정책 백지화·대중국 관세 폭탄 등 정책으로 국내 조선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는 당선 시, 각종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고 화석원료 등 저렴한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녹색 사기'(Green New Scam)로 규정하고,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인 '브릿지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갖고 있다.
미국이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면,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선박 발주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환경보다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전통적 에너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LNG·LPG선을 주력 선종으로 삼는 국내 조선업계에 반사이익이 갈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다.
고조되는 미·중 대립각···국내 조선사 '반사이익' 기대
미국이 중국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 조선업계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중국에 높은 관세 부과 등 제재를 적용하면, 중국산 수요가 줄어듦과 동시에 국내 조선사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에서다.
지난달 미 무역대표부(USTR)은 전미철강노조(USW) 등의 청원에 따라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 조선·해운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은 중국 조선업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조선소에 미국 발주는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경우 컨테이너 당 50달러 수준의 항만 이용 수수료를 걷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재집권 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중국산 제품엔 60% 이상 관세를 매길 것"이라며 강수를 두기도 했다.
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때리기' 정책을 줄곧 펼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재집권 시,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 강화할 것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중국 조선사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조선 시장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선박 수주도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시장 점유율은 41%로, 중국을 바짝 추격하는 상황이다.
SK증권 연구원은 "무역법 301조를 기반으로 중국 해양, 물류, 조선업에 대한 조사 및 제재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른 국내 조선주로의 상승 모멘텀이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중 간 관세 충돌이 오히려 교역량을 줄이고 조선 전반적 시장을 침체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주력 선종이 겹치지 않아, 중국이 관세 규제를 받는다 해도 국내 조선사에 대한 발주량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관세 충돌이 심화되면 교역량과 물동량이 줄면서 조선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은 1,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대중 제재가 확대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내 조선사에 이익이 될 수 있다"면서도 "미·중 갈등이 커질 경우 글로벌 경제 자체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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