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리스 국내 이용률 5% 미만···호주·베트남보다↓단말기에 카드 꽂지 않고 '탭'···MST보다 2.5초 빨라해외여행 확산에 사용자 인식↑···업계 "활성화 시간 문제"
국내에서 컨택리스 결제 방식은 아직 대중화 속도가 느린 편으로 최근에서야 조금씩 활성화하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 컨택리스 결제의 국내 이용률은 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호주·싱가포르(95%), 베트남·캄보디아(60~70%)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보안·위생·속도 장점인데···국내 확산 더딘 이유
컨택리스 결제는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규격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통해 이뤄진다. EMV는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의 약자로 접촉·비접촉·QR 및 온라인 결제의 표준이 정의된 국제 규격을 일컫는다. 국제 규격이라 해외에서도 통용될 뿐만 아니라 MST 방식 대비 2.5초가량 빠르게 결제가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컨택리스 결제는 보안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컨택리스 결제는 토크나이제이션(Tokenizayion)이 활용된다. 토크나이제이션은 텍스트를 토큰이라고 불리는 작은 단위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결제 시 카드 번호가 노출되면 정보유출이나 카드 복사 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데, 카드 번호를 암호화시켜 이를 방지하는 것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컨택리스 방식이 더욱 위생적이라는 인식도 퍼졌다.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가 직접 계산대 앞에 놓인 단말기에 카드를 꽂는 방식으로 결제가 많이 이뤄지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계산원에게 카드를 건네주고, 계산원이 단말기에 카드를 꽂아 결제가 이뤄진다. 그러나 컨택리스 방식은 이 같은 과정 없이 직접 단말기에 갖다 대기 때문에 더욱 위생적이라는 계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컨택리스 결제는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지 못한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단말기에 카드를 꽂는 방식인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처리되기 때문이다. 굳이 컨택리스 방식을 도입할 니즈가 없었다는 뜻으로,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혁신의 역설'인 셈이다.
'VAN사(밴·부가통신업자)' 역시 컨택리스 확산을 더디게 했던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VAN사가 생산하는 단말기가 그간 NFC를 지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또 마트나 백화점,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 대형 가맹점이 아닌 개인 가맹점들은 컨택리스 단말기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
컨택리스 카드·인지도↑···업계 "장기적으로 활성화" 예상
국내에서는 삼성페이 등 모바일 페이먼트가 많이 확산한 터라, 카드 컨택리스가 대중화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그러나 업계는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카드 컨택리스 결제를 경험한 소비자가 증가하며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카드 사용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등에서도 카드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한 곳에 대한 게시글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또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컨택리스 카드 및 결제에 대한 인지도는 작년 59.8%에서 올해 80.5%로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특히 조사 참여자 중 20대(88.5%)와 아이폰 사용자(87.5%), 최근 해외를 다녀온 여행객(85%)의 컨택리스 결제 인지율은 평균을 상회했다.
컨택리스 결제를 실제로 사용해 봤다고 응답한 이들도 지난해 조사에서 7.9%였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45%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과 함께 EMV 결제 단말기의 보급률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향후 1년 이내 컨택리스 결제 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경험자의 83.8%가, 비경험자도 절반 이상(55.5%)이 앞으로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비자는 컨택리스 결제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택리스 결제 경험에 대한 만족도 역시 대체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해외에서 경험해본 응답자일수록 만족도와 향후 이용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해외 컨택리스 결제 경험자의 86.9%가 경험에 만족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체 조사 평균인 76.2%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해외 컨택리스 결제 경험자의 90.9%는 향후 1년 내에도 컨택리스 결제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컨택리스 카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카드사들도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하는 카드를 내놓고 있다. 이미 현대카드는 모든 카드에 컨택리스 기능이 포함돼 있고 신한카드도 2022년 10월 이후 출시된 해외 겸용 카드에는 전부 적용돼 있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도 지난 2022년 이후 신규 출시된 상품 중 교통기능이 포함된 상품에 비접촉 결제를 지원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한 NFC 단말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애플페이 도입 등으로 단말기가 많이 보급됐다"며 "코로나19 당시 카드를 건네지 않고 결제한다는 것이 장점으로 대두됐고, 이미 해외에서도 상용화돼 앞으로 컨택리스 결제가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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