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액 10조원·영업손실 342억원···"공정위 과징금 영향"김범석 의장 "다년간 투자·혁신 좋은 성과···성장 기회 무궁무진"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미래 성장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며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을 자신했다.
쿠팡이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70.4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올해 1분기에 기록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9조4505억원)도 경신했다.
쿠팡의 분기 매출 규모는 ▲2021년 4분기~2022년 3분기 6조원 대 ▲2022년 4분기~2023년 2분기 7조원 대 ▲2023년 3분기~4분기 8조원 대 ▲2024년 1분기 9조원 대 등으로 조 단위 돌파 시점이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수조원 대의 투자를 통해 이룬 '규모의 경제'가 가시화된 결과라는 평가다. 김범석 의장은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성장에 식당·소상공인도 혜택..고객 행복이 열쇠"
김 의장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혁신과 투자 지속으로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올해 1월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6300억원)를 제외한 순수 쿠팡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쿠팡 서비스를 이용한 활성 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전년(1940만명) 대비 12% 늘었고, 고객 1인당 매출은 42만3400원으로 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의 2분기 매출은 8조8132억원(64억310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분기(7조4694억원) 대비 18% 성장한 수치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로, 483%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파페치 매출을 제외한 성장세도 188%로, 성장 사업 부문이 골고루 성장했다.
김 의장은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며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했다.
특히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FLC)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사업이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마켓플레스 사업이 13분기 연속 로켓배송 직매입(1P) 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마켓플레이스의 성장으로 중소기업 또한 성장세를 보인 것. 김 의장은 "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들이 소상공인 신분을 벗어나 사업을 크게 키우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50%, 전분기 대비 25% 늘었다"고 설명했다.
성장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이츠 성장에 입점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과 관련해서는 "대만의 잠재력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과 동일하게 대만 고객들에게도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 관계를 타파해 신뢰와 충성도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상품은 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수만개의 한국 기업이 대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대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의장은 "고객 행복이 장기적으로 공급업체와 판매자, 직원, 주주를 위한 기회를 극대화하는 열쇠라고 굳게 믿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군, 서비스, 가격으로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과징금에 분기 영업적자···재무건전성 등 수익성 강화
다만 쿠팡은 이번 2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손실액은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지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의 적자 전환이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기로 한 과징금 추징액 약 1630억원이 선반영된 탓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쿠팡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고 쿠팡과 자회사 CPLB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두 회사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검색순위 상단에 고정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구매후기를 작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파페치의 영업손실도 적자 전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페치는 2분기 424억원(31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 매출 대비 판관비용은 지난해 동기 대비 6%p 증가했다"며 "파페치와 관한 구조조정 비용, 한국 공정위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로 발생한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쿠팡의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은 강화됐음을 강조했다. 아난드 CFO는 "계속해서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는 매출 총이익"이라며 "2분기에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21억 달러 이상의 매출 총이익과 29.3%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또 12개월 누적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3조254억4000만원(22억달러)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37억원(2억5000만달러) 늘었고, 잉여현금흐름도 15억달러 규모로 5774억1600만원(4억2000만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2분기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5867억원(55억3600만달러)으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 대비 증가했다. 전체 현금 잔액(제한된 현금 포함)은 7조9750억원(58억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아난드 CFO는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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