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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손보 DNA' 이식하는 삼성생명 홍원학, 친정서 새 역사 쓸까

금융 보험

'손보 DNA' 이식하는 삼성생명 홍원학, 친정서 새 역사 쓸까

등록 2024.08.19 16:11

수정 2024.08.19 16:19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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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 전년比 40.5%↑···삼성화재 뛰어 넘어건강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지난해 31%→올해 54%GA보다 전속채널 강화···연말 실적도 화재 앞지를 듯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생명이 홍원학 사장 취임 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홍 사장이 삼성화재 대표 시절 취임 첫해인 2022년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실력을 입증한 인물인 만큼 삼성생명에도 '손보 DNA'를 이식해 친정에서도 신기록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36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이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반기 순이익에서 삼성화재도 앞질렀다. 삼성화재의 반기 순이익은 1조3140억원이었는데 이보다 550억원 앞선 것이다. 삼성생명이 반기 순이익에서 삼성화재보다 높은 성적을 낸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생명의 호실적은 내부적으로든 보험업계 전체로든 고무적일 수 밖에 없다. 그간 생명보험사들은 IFRR17 도입을 준비하며 실적 부침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IFR17에서는 보험계약마진(CSM)이 높을수록 순이익도 증가한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이 CSM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생보사들의 상품은 비중은 보장성보험보다 저축성보험이 높아 CSM 확보에 불리하게 여겨졌다.

이에 삼성생명은 홍 사장 체제로 들어선 이후 '제3보험'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했다. 제3보험은 생·손보사가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상품으로, 질병이나 상해 또는 병간호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질병보험이나 암보험, 간병보험 등이 이에 속한다.

실제 상반기 삼성생명의 신계약 CSM 비중을 살펴보면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31%에서 하반기 42%, 올해 상반기 54%로 계속해서 늘었다. 상반기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89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했다. 반면 사망보험의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한 63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주경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은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IR)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고수익 건강상품 판매 확대 기조의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가져가고 있고 그 결과 신계약 CSM 내 건강 담보의 비중은 지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전속채널도 더욱 강화했다. 올 상반기 삼성생명의 전속 설계사 수는 3만2738명으로 전년 말보다 2000명 이상 증가했다. 이는 10여년 전 생보업계가 활황일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 하락으로 인한 인력 시프트가 보험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리쿠르팅을 통해 이런 인력들을 흡수해 월 1000명정도를 재적하고 있다.

김종민 CPC기획팀장은 "법인보험대리점(GA) 쪽의 인당 생산성을 비교했을 때 약 20만원 정도를 판매한다고 보면, 전속 설계사는 50만원 이상의 수익성을 내고 있다"며 "삼성생명은 GA 쪽의 전략은 채택하지 않고 전속 채널 전략을 더욱 굳건히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서도 삼성화재의 '보이는 보험' 전략을 그대로 가져왔다. 삼성생명은 지난 6월 신규 광고캠페인 '보험을 넘어서는 보험'을 론칭했는데, 삼성생명의 신규 광고들 역시 소비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인 광고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끔 하도록 홍 사장이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다만 삼성생명의 이익증가는 본업인 보험손익보다 투자손익이 이끌었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1조1127억원으로 124.4%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13% 감소한 711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분기 보험손익이 4440억원으로 IFRS17 도입 이후 분기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업계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실적에서도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험 신계약 측면에서는 영업 사이클적으로 설계사들이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집중을 많이 하는 시기인 데다, 법인 명의로 가입하는 큰 금액의 보험 가입이 몰리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이런 고액 계약이 어렵다 보니 생보사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CFO는 "투자손익 증가는 보험부채 부담이율 하락으로 부담 이자가 감소하고 자산 다변화에 따른 수익증권, 배당 수익 및 카드, 증권 등 연결 자회사 이익이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며 "보험손익은 향후에도 양질의 신계약 확보와 철저한 효율 지표 관리를 통해 순증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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