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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원계 보다 LFP?, 중국산 보다 국산이 안전?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삼원계 보다 LFP?, 중국산 보다 국산이 안전?

등록 2024.08.21 08:17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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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매년 증가···올해 1~8월 총 24건 발생"LFP 배터리, 화재 위험성 낮고 가격 경쟁력 우수""NCM·LFP 사업, 배터리 고객층 다양화 할 수 있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최근 국내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부진한 업황을 걷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이번 화재 사태로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대부분의 화재가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라는 점에서 양질의 국내 배터리 기업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화재 올해도 증가···中 배터리 기피 현상 '심각'


21일 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기차 화재는 지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달 초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에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것이 알려지며 중국산 배터리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앞서 지난 1일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 중이던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E 350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70대가 손상됐으며, 해당 모델의 배터리 셀은 중국 업체인 파라시스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실제로 중국산 배터리가 국내산 배터리보다 더 위험한 것일까. 답은 '아니오'다.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는 각각 LFP(리튬·인산·철)와 삼원계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다만 이번 화재 배터리에는 NCM 배터리가 쓰였다. 즉 국가와 배터리 문제보다는 제품 완성도와 기업의 문제에 더 가깝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NCM 대비 에너지밀도가 낮아 짧은 주행거리가 약점으로 꼽혀왔으나, 원가경쟁력이 높다는 장점 덕에 국내 배터리 3사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간 삼원계 배터리를 앞세웠던 국내 업체들은 LFP 배터리 양산을 미뤄왔지만, 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각 기술 개발을 추진해 내년을 기점으로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업체별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르노로부터 전기차 LFP 배터리를 수주했다고 밝히며 이를 2025년 말부터 향후 5년간 공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고품질의 LFP 제품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며, SK온도 저온에서 주행거리를 늘린 LFP 배터리를 2026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성장세도 밝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는 지난 2020년 11%에서 2022년 31%로 늘어났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으나, 올해 점유율은 약 6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LFP 분야는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이 압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CATL은 중국 1위 배터리 업체로, LFP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CATL이 37.8%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달렸다. LG엔솔(12.9%)과 SK온(4.8%)은 3위와 4위를, 삼성SDI(4.5%)는 6위를 기록했다.

현재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 ▲푸조 ▲스텔란티스 ▲지프 ▲기아 등으로, 일부 차량 모델에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역시 지난해 출시된 레이EV와 니로EV 일부 모델 2종에만 CATL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K-배터리, 삼원계·LFP 동시 영위···배터리 고객층 다양화



현재 CATL은 삼원계 사업도 동시에 영위 중이다. 다만 삼원계 분야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기술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원계 배터리는 LFP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에너지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삼원계의 경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텃밭'으로 불려왔기 때문에 업계는 배터리 업체들이 삼원계에 더해 LFP 사업까지 영위할 경우 중국의 입지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배터리시스템관리(BMS) 측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를 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BMS의 중요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의 BMS 관련 전체 특허 수의 7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수 조사 대상 기업의 BMS 관련 전체 특허 수(약 1만3500개)의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측은 "국가별로는 중국 기업들의 BMS 특허 수보다 1.2배 많으며, 일본 기업들보다는 3.5배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SK온도 지난 2022년 전장용 반도체 전문 개발사인 오토실리콘과 함께 일찌감치 BMS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관리칩 공동 개발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성장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예견돼 왔으며,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면서 "국내 기업 입장에서 NCM과 LFP 사업을 둘 다 영위하면 각각 배터리 고객층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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