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2만5000명 '북적북적'···78개사 참여 '역대 최대' 금융사 CEO 현장 찾아 참가자 격려···"디지털 역량 중요"서울에서만 열리는 대형 박람회···지방 취준생 볼멘소리
이날 개막식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78개 금융사 대표 및 임원들이 참석했다.
은행권에선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 행장들이 참석했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미래에셋·한국투자·KB·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 사장들이 자리를 빛냈다. 이날 CEO들은 각 부스를 찾아 직원 및 취업준비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 채용 부스를 방문한 김상태 사장은 "증권업은 금융 영역 중 가장 성장성이 높다"며 "뭐든지 성장하는 쪽에서 미래를 찾는 게 정답인 만큼 구직자들에게 증권업을 강력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인재상과 관련해 '열정'과 '화합'을 꼽았다. 서 회장은 "열정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조직이기 때문에 구성원들과 화합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핀테크,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금융영역이 개척되면서 금융산업의 새로운 일자리 수요는 커지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많이 발굴하고, 청년 여러분들께서 그러한 역량을 갖춰나간다면 금융권에서도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서류심사 통과 후 현장면접···우수면접자 서류전형 면제
이번 박람회에서는 12개 은행이 부스를 차리고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현장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에서 우수면접자로 선발되면 채용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취업준비생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
이날 금융사들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박람회에서 부스를 마련한 BNK경남은행은 올해 하반기 핀테크 출신 디지털 경력직 채용을 검토 중이다.
현장에서 만난 신한은행 인사 담당자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하반기 공채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늘은 은행원(영업) 쪽에 혜택을 주는 현장면접이지만, 디지털‧ICT 관련 직무역량을 파악할 기회도 마련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현빈 미래에셋증권 선임매니저는 "글로벌 인재 채용을 비롯해 AI, 디지털 직무도 특별 전형을 통해 많이 뽑고 있다"며 "해외 거주 경험, 해외 대학 졸업자, IT 자격증 보유자 등 글로벌 역량과 디지털 역량을 우대하고 있고, 고객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도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부문에서 채용하고 있지만 특히 디지털 인재를 많이 뽑을 계획"이라며 "AI(인공지능) 관련 인재를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졸업 후 은행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윤태현(26세)씨는 "오늘 면접을 잘 보면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를 면제해주는 혜택이 크다고 생각해 참석하게 됐다"며 "면접관들로부터 기존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대한 내용을 질문받았는데, 취업준비생으로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내년 졸업을 앞두고 박람회를 찾은 이승진(28세)씨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실무자들과 대화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알아갈 수 있어 의미가 깊다"며 "올해 처음 오게 됐는데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각 금융사의 채용 담당자들도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예비금융인을 폭넓게 발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동환 NH농협금융 인사부 과장은 "고객이 먼저찾는 매력적인 은행이라는 슬로건에 맞는 인재를 찾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이석용 행장의 당부가 있었다"며 "이에 맞춰 면접 참가자들을 평가하고 있고, 이틀간 약 380여명 정도가 면접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 면접에 참가한 A씨(38세)는 "농협은행은 대출과 기업금융만 다루는 게 아니라 수익으로 농업인들을 지원하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입행을 준비하게 됐다"며 "면접에선 자기소개와 장점 등을 질문받았는데, 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증권사 PB에 도전하는 B씨도 "자기소개를 위해 준비한 내용이 채용 평가에서 강점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현장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며 "증권업계 종사자를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교복입은 앳된 얼굴도 '열의'···서울에만 쏠린 행사는 과제
이날 박람회에서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성일정보고등학교 3학년생인 장영린 군은 "상업계열에서는 3학년때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 박람회를 찾았다"며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등의 부스를 둘러보고 취업 상담을 받았는데 감이 잡히지 않았던 논술고사에 대해 실무진과 면담하고 나니 방향성이 잡힌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참가자들은 아쉬운 마음도 토로했다. 대규모 채용박람회가 서울 등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고 지방에선 거의 열리지 않고 있어서다.
iM뱅크(옛 대구은행) 부스에서 면접을 본 C씨(27세)는 "연고지인 대구에서 근무하는 게 타 지역 대비 비용도 적게 들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크기 때문에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iM뱅크만한 직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대구 등 지방은 규모가 작은 채용설명회 밖에 없고, 양질의 일자리도 부족해 아쉽다"고 전했다.
지방은행 채용담당자들도 비슷한 얘기를 꺼냈다. 이날 박람회에서 면접을 담당한 BNK경남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취업준비생들이 많다보니 면접 뿐만 아니라 은행에 대한 궁금한 점도 전달하도록 노력했다"며 "BNK부산은행과 함께 협의해 그룹 공동채용 설명회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서는 현장면접, 모의면접, 고졸채용상담, 청년창업상담, 금융브랜딩 컨퍼런스, 해외취업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청년 창업가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권 창업지원 상담관'과 고졸출신 현직자가 직접 취업노하우를 전하는 '고졸 취업성공 토크콘서트'도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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