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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한국 증시, 저평가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한 기관투자자의 일갈

증권 증권일반

"한국 증시, 저평가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한 기관투자자의 일갈

등록 2024.09.12 16:00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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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자본시장 선진화 토론회 진행상법 개정안 도입·의결권 행사 필요 주장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를 담은 상법 개정안 도입, 국민연금·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집단의 주장이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를 국민연금공단,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비롯해 네덜란드 연기금(APG), 프랙시스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 기업 측인 대한상공회의소,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 증시 현황과 기업 행태에 대한 참석자들의 일갈이 이어졌다. 박유경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 전무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30년간 7배 성장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는 3배 성장했다"며 "한국이 GDP가 확대된 만큼 증시가 성장했다면 코스피 지수는 6000이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시장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고 봐야 하고, 저평가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우리나라 증시가 전통 산업과 더불어 IT·서비스업 등 신규 성장 산업이 어우러진 좋은 시장"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길게 국내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건 '주주에 대한 기본 보호는 없는데 투자하려면 해라'라는 신호를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상법에서라도 주주를 위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이사회에 말해줬으면 한다"며 "권리를 가진 유일한 존재는 주주다. 이 시장에서 경영권이란 말을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현행 공시 체계에서 기업의 정보공개가 부족하단 점을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입장을 듣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기업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는 알 길이 없단 측면에서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실장은 "배당, 이사 선임, 합병 분할 등 주주총회 안건들에 대해 공개되는 정보의 양이 너무 적거나 없는 경우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묻는 얘기들을 기업들이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목 컨두잇(소액주주 플랫폼) 대표는 "열심히 하다가 부실기업이 된 게 아니라 애초에 부실기업이 될 작정으로 회사를 망치는 세력이 많다"며 "배임·횡령을 일으킨 대주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 조치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반주주의 주식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을 바로 잡는 게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이고 밸류업의 핵심"이라며 "지금 정부는 상속세, 총수 세금 깎아주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공감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초점은 스튜어드십 코드 등 연기금·자산운용사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맞춰졌다. 이 원장은 "연기금, 운용사는 핵심 투자 주체로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혁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도 펀드의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적정성 등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현재 기금운용본부 내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배구조 개선 자문위원회와 3개 분과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지배구조 방향과 의결권 행사 기준 등과 관련한 논의 결과가 나오면 기금 운용 전반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발표 예정인 밸류업지수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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