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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융계 거목 임종룡, 손 전 회장 사태 결자해지 자세 보여주길···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이지숙의 금융인사이드

금융계 거목 임종룡, 손 전 회장 사태 결자해지 자세 보여주길···

등록 2024.09.12 09:00

수정 2024.09.12 09:25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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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혼돈의 우리금융에 필요한 구원투수' 지난해 3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당시 기대감은 높았다. '모피아', '관치 금융'이라는 비판도 존재했으나 우리금융의 낡은 조직 문화를 개혁할 인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임사태를 둘러싼 금융당국과의 갈등. 해마다 끊이지 않는 임직원 횡령 등 내부통제 마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의 해묵은 계파 갈등. 우리금융 젊은 직원들은 임 회장의 등장에 바뀔 미래를 상상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우리금융 안팎의 기대를 반영하듯 임 회장은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파벌 싸움을 차단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도 잦은 만남을 가지며 당국과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 나갔다. 당국 정책에 적극 호응하면서도 내부통제 강화라는 필명을 수행하는 CEO로서 그의 행보를 보는 시선은 긍정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을 막 돌아 나오는 시점에 발생한 100억원대의 횡령 사건 등 크고 작은 사고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에서는 조직 변화의 과정에서 적발한 공(功)이라고 했다. 금융권 모두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임 회장의 강직함과 세심하고 철저한 경영철학을 반영한 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금융계의 거목인 임 회장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듬직했다.

임 회장의 우리금융 경영 전선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손 전 회장 사태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다. 사건 인지(認知) 몇 달이 지나도록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임 회장을 향한 믿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당국과의 마찰은 이복현 금감원장의 입을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됐고 여론은 빠르게 악화했다. 임 회장의 거듭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우리금융 이사진을 향해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라."는 거센 압박이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손 전 회장 사태가 우리금융의 고질병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간 파벌싸움이 빚어낸 결과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한 '투서'가 전달됐다는 설이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다. 한동안 우리금융 내 계파 갈등이 부각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경영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남아있다는 의미다.

임 회장은 '손태승 사태' 후에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한 뒤 외부 활동을 멈췄다. 때문에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임 회장이 곧 사퇴할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 우리금융 개혁을 위한 적임자, 구원투수 등판이라는 화려하게 취임 한 임종룡 회장. 이제 임 회장의 아름다운 퇴장은 볼 수 없을 듯하다. 임 회장이 민관을 아우르는 금융계의 거목으로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이 사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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