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 대규모 사업···선도함 수행할 기업 선정 남아있어"기본계약이냐 수의계약이냐"···양사 신경전 과열 양상"일정 지연에 초도함 인도 일정도 함께 연기될 수 있어"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은 당초 이달 추석 연휴 전 사업자 선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으나, 연휴가 끝난 후에도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양측의 신경전이 길어지면서 경찰과 방사청이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사업비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각각 나눠 진행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는 기업 선정이 남아있으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 구도를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도 과열됐다. KDDX 사업이 8조원에 이르고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을 개발하는 국책사업인 만큼, 수주를 통해 역량을 쌓고 향후 국가 수주 사업에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수의계약과 경쟁계약을 주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법에 따라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그다음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화오션은 방위사업법은 물론 국가계약법까지 모두 경쟁계약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기본설계가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다음 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까지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러한 원칙은 2006년 방사청 개청 이후 일관되게 적용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국가계약법과 방위사업법은 모두 경쟁 계약이 원칙임이 명확하며, HD현대중공업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을 뿐인 수의계약을 마치 원칙인 것처럼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자 선정이 늦는 것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 결과가 먼저 나와야 속도가 진전될 것으로 풀이하는 분위기다. 현재 경찰은 지난 6월부터 왕정홍 전(前) 방위사업청장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왕 전 청장은 KDDX 사업의 기본설계 입찰 전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이와 관련, 지난 7월 말 해당 내용은 허위 사실이라는 내용의 취지인 참고인 의견서를 경찰청에 전달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주장에 대해 "2020년 7월경 KDDX 기본설계 입찰 결과를 공개했을 때부터 한화오션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주장"이라며 "이후 한화오션이 제기한 민사가처분과 국민감사청구를 통해 허구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금액으로나 규모로나 어느 쪽으로 봤을 때 대규모 프로젝트기 때문에 양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라며 "방사청 입장에서는 당장 어느 한쪽만의 손을 들어주기는 힘들겠으나, 지속해서 일정이 밀린다면 인도함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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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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