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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수익성 개선에도 우려 여전···케이뱅크 '5조원' 몸값 갑론을박

금융 은행

수익성 개선에도 우려 여전···케이뱅크 '5조원' 몸값 갑론을박

등록 2024.09.20 14:37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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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말 코스피 상장···최대 9840억원 자금 수혈연평균 여신성장률 40% 육박···당기순익 241.6%↑ 부실한 기초체력·복잡한 지배구조 IPO 흥행 변수

수익성 개선에도 우려 여전···케이뱅크 '5조원' 몸값 갑론을박 기사의 사진

빠르게 수익성을 개선한 케이뱅크가 내달 증시 상장을 통해 시가총액 '5조원'에 도전한다. 하지만 부실한 기초체력과 내부통제, 복잡한 지배구조 등을 고려할 때 최대 몸값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는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거친 뒤 내달 30일 코스피 데뷔전을 치른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에서 8200만주를 공모해 7790~984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이후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최소 3조9586억원에서 최대 5조원에 달한다. 공모자금은 ▲자본적정성 확보 ▲중소사업자(SME) 시장 진출 확대 ▲기술 리더십 강화 ▲혁신투자플랫폼 구축 등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지만 5개월 만인 지난해 2월 IPO를 포기했다. 비교기업으로 꼽힌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심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다 실적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불어나는 여신 잔액···상반기 순이자이익 26% 급증


하지만 케이뱅크는 다시 도전하는 IPO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여신과 수신 모두 외형을 크게 확장했고,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해서다. 케이뱅크의 연평균(2021~2023년) 여‧수신 성장률은 각각 39.7%, 29.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성장률이 약 4~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별화된 성장세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6%나 폭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연간 당기순이익(836억원)보다도 20억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저효과와 여신 성장을 앞세운 이자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 13조8371억원이었던 여신 잔액은 올해 상반기 15조6747억원까지 불어났고, 이에 따라 순이자이익(2642억원)은 젼년 동기 대비 26.02% 급증했다.

하지만 케이뱅크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은 여전히 남아있다. 은행 본업에 대한 기초체력이 경쟁사 대비 부족하고,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다.

수익성 개선에도 우려 여전···케이뱅크 '5조원' 몸값 갑론을박 기사의 사진

예수금 인뱅 최하위···원화대출금도 토스에 밀릴 듯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2021년 11조317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1조853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다만 이 가운데 VASP(가상자산사업자) 예금 비중은 16.85%(3조6816억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시세 변동으로 업비트 고객들이 예치금을 빼면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케이뱅크의 원화 예수금 잔액은 VASP 예금을 더하고도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3월 기준 케이뱅크의 예수금 잔액은 23조9750억원으로, 점유율 순위는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9개 사 가운데 8위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자금조달 총액 가운데 약 90%가 고객 예수금인 케이뱅크 입장에선 아쉬운 수치다.

또한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수수료수익은 242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36.0%는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수익에서 나왔다.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는 업비트 고객의 현금입출금 시 두나무로부터 건당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다만 전체 영업수익에서 두나무 관련 수수료 수익 비중은 1.5%에 불과하다는 게 케이뱅크 측 설명이다.

케이뱅크의 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원화대출금 잔액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와의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3월 기준 케이뱅크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14조7550억원으로, 토스뱅크(13조8520억원)와의 격차는 903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전체 여신 가운데 45.66%(7조1574억원)가 주담대인 만큼 향후 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지배구조도 향후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케이뱅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는 ▲비씨카드(33.72%) ▲우리은행(12.15%) ▲BCC KINGPIN(8.19%) ▲KHAN SS L.P.(8.19%) ▲카니예(5.78%) ▲NH투자증권(5.52%) ▲JS신한파트너스유한회사(5.12%) 등 7곳에 달한다.

금융사·FI가 대주주 '한계'···금투업계 "장기적 성장성 문제없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은행은 BIS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증자를 해야 하는데 대주주가 많으면 이에 대한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며 "특히 재무적투자자(FI)는 단기 수익을 창출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증자 시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금 확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대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케이뱅크의 대주주 구성도 금융회사와 FI로 쏠려있어 성장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형태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내부통제가 가장 부실한 점도 케이뱅크 IPO 흥행의 변수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지난해 이후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지적 사항은 69건에 달했다. 이는 카카오뱅크·토스뱅크 평균(9건) 대비 7.6배나 많은 수치다. 또한 케이뱅크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8차례나 과징금 또는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케이뱅크에 대해 "잠재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성장과 수익개선이 기대된다"며 이 같은 우려에 선을 그었다.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의존도 역시 고객들의 '락인 효과'를 고려할 때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케이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대출 잔액 여력을 약 9조5000억~13조7000억원가량 늘릴 것으로 전망하며, 공모자금 외에 추가적인 대출 성장 발판도 마련될 것"이라며 "또한 IPO를 계기로 안정적인 BIS 비율을 갖추게 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대출 규모 확대와 신규 투자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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